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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상징' 수치 113일 만에 등장... 국민 건강부터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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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상징' 수치 113일 만에 등장... 국민 건강부터 챙겼다

입력
2021.05.24 18:29
수정
2021.05.24 23:3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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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직접 출석... 얼굴은 끝내 공개 안 돼
군 협박에도 "NLD 유지될 것" 투쟁 독려
구심점의 등장, 반군부 시위 더 거세질 듯

24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 시의회 내 특별법정에 출석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왼쪽 사진 맨 왼쪽)이 재판을 받고 있다. 대다수 언론은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으나 군부가 장악한 국영방송은 유일하게 이날 수치 고문 재판 현장을 촬영했다. SNS 캡처

24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 시의회 내 특별법정에 출석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왼쪽 사진 맨 왼쪽)이 재판을 받고 있다. 대다수 언론은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으나 군부가 장악한 국영방송은 유일하게 이날 수치 고문 재판 현장을 촬영했다. SNS 캡처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113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월 1일 쿠데타 발발 후 첫 대국민 메시지도 내놨다. 국민들의 안위부터 챙긴 그는 군부의 해산 협박에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자 민주진영의 구심점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생존이 확인된 ‘민주화 상징’ 수치의 등장은 반(反)군부 투쟁 동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4일 프런티어 미얀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이날 수도 네피도 시의회 내 특별법정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쿠데타 직후 구금된 수치 고문이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재판 전 변호인단과 첫 접견도 했다. 30분간 진행된 접견에서 수치 고문은 변호사들과 세부 혐의 및 관련 증거 상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본재판에서도 수치 고문은 재판부에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금 기간 건강 이상 여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얼굴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군부는 이날 특별법정 진입로를 모두 차단, 언론과 지지자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수치 고문의 변론을 맡은 민 민 소 변호사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수치 고문은 수출입법 위반(불법 수입 무전기 사용), 선동 및 방역법 위반 등 총 6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36년 이상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2016년 3월 현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함께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2016년 3월 현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함께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그는 국민들을 향한 위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첫 일성은 “모든 국민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였다. ‘아메이 수(어머니 수치)’란 별칭에 걸맞게 민생부터 챙긴 것이다. 수치 고문은 이어 “민중의 힘으로 결성된 NLD는 국민이 있는 한 존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1일 NLD 정당 등록을 폐기하겠다는 친(親)군부 선거관리위원회의 위협을 염두에 둔 듯, 앞으로도 NLD가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치 고문이 등장하자 미얀마는 오랜만에 환호와 기쁨으로 물들었다. 양곤 흘라잉타야 지역 학생들은 진압군을 피해 ‘아메이 수를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가상사설인터넷망(VPN)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치 재판 속보를 실시간 공유하며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고 외쳤다. 그의 단단한 메시지에 힘을 받은 국민통합정부(NUG) 역시 시민방위군의 직제 등을 조만간 발표하는 등 저항 수위를 한층 높일 방침이다. NUG는 수치가 창당한 NLD 인사들과 소수민족 대표들이 힘을 합쳐 출범시킨 민주세력의 임시정부다. 수치의 다음 공판은 내달 7일이다.

지난달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여성들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SNS 캡처

지난달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여성들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SNS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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