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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 질환 '리소좀 축적병', 혈액 한 방울로 조기 진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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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 질환 '리소좀 축적병', 혈액 한 방울로 조기 진단 가능

입력
2021.05.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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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 질환인 리소좀 축적병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연구원이 혈액 선별 검사를 하고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제공

희소 질환인 리소좀 축적병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연구원이 혈액 선별 검사를 하고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제공

5월 23일은 희소 질환 극복의 날이다. 지난 2016년 희소 질환 관리법이 시행되면서 희소 질환에 대한 국민 이해를 높이고 예방·치료 및 관리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2017년 제정됐다.

희소 질환은 나라마다 그 기준이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 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일 때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희소 질환자는 8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희소 질환의 하나인 리소좀 축적병의 경우 치료법이 개발됐지만 환자들이 조기 진단을 하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다가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종종 발생한다.

◇'리소좀 축적병', 리소좀 내 분해 효소 결핍으로 발병

희소 질환은 특성상 같은 증상을 앓고 있는 환자 수가 적지만 종류는 수천 가지나 된다. 이 가운데 국내에 밝혀진 환자가 300~400명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드문 질환이 있다. 바로 ‘리소좀 축적병(Lysosomal Storage DiseaseㆍLSD)’이다.

이 질환은 손상된 세포 잔해나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기관인 ‘리소좀’ 안에 있어야 할 분해 효소 중 하나가 결핍돼 나타나는 병이다. 분해돼야 할 독성 물질이 세포에 계속 쌓여 심각한 대사 질환을 일으킨다.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유아기 초반부터 성인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발병할 수 있다. 환자가 워낙 적어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질환을 쉽게 알 수 없는 데다 전문적으로 이 질환을 보는 의사도 많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리소좀 축적병은 부족한 효소 종류에 따라 70여 종의 대사 질환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고셔병ㆍ파브리병ㆍ폼페병 등이 있다.

고셔병은 빈혈, 혈소판 감소(응고 장애), 간ㆍ비장 비대 같은 증상이 특징적이다. 파브리병은 다른 병보다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편인데, 땀 감소증, 신체 말단 통증, 혈관각화종 등의 증상을 보인다. 폼페병은 당원이 축적돼 생기는 병으로 근력 저하가 주증상이며, 호흡부전과 심장근육 이상이 발생하는 심근병증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치료법 개발돼 조기 발견이 관건

리소좀 축적병은 불치병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부족한 효소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이 개발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질환에 의해 인체 조직이 영구적으로 변화가 생기기 전에 조기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 한 방울로 리소좀 축적병 여부를 진단하는 ‘리소좀 축적병 선별 검사’가 가능해졌다. 이 검사는 비교적 발생률이 높고 치료법이 있는 리소좀 축적병인 고셔병, 파브리병, 폼페병, 크라베병, 니만픽병, 뮤코다당증 I형, 헌터병에 대한 질환 유무를 선별해 조기 진단에 도움을 준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신생아 대사 이상 선별 검사와 동일하게 발뒤꿈치에서 혈액을 채취하므로 한 번에 두 가지 검사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물론 선별 검사는 질환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기 위한 것이므로 양성 판정이 100% 리소좀 축적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질병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의의 진료와 추가 검사가 필요하며 최종적으로 유전자 검사로 확진을 한다.

대표적인 유전자 검사로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NGS)를 이용하는 ‘리소좀 축적 질환 NGS 유전자 패널 검사’가 있다. 이 검사는 리소좀 축적병을 일으키는 수십 개의 원인 유전자의 엑손 영역을 서열 분석해 DNA 수준에서 유전적 변이 유무를 확인한다. 수십 개의 유전자를 한 번에 동시다발적으로 분석하므로 진단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아람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희소 질환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할 때가 많다”며 “리소좀 축적병의 경우 방치될 때가 많은데,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간편한 선별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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