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장중 8만 원 밑돌아
외국인 이날만 1.1조 '패닉셀'
코스피도 1.5% 급락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12일 장중 8만 원 선을 내줬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을 밑돈 건 지난해 12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경계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자, 외국인의 '팔자' 주문이 삼성전자에 쏠렸다. 대장주들의 약세로 코스피도 1.49% 급락 마감했다. 코스닥도 1.18%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48% 내린 8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7만9,800원까지 밀리며 '8만전자'가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장 내내 삼성전자를 내다 판 결과다. 이날 외국인이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만 1조1,400억 원어치에 달한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2조7,000억 원)의 약 60%를 차지하는 규모다. 기관도 1,600억 원어치를 내던졌다. 개인이 1조3,2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힘이 달렸다.
올해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21조 원 이상 사들이며 '8만전자'를 사수해 온 동학개미들은 패닉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4일(종가 8만1,000원) '8만전자'에 입성한 이후 전날까지 단 한 번도 주가가 8만 원을 밑돈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첫 삼성전자 주주가 된 개미들은 평가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1월 11일 최고가(9만6,800원)로 삼성전자를 매수했다면 이날까지 수익률은 마이너스(-)17.4%에 달한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장 전반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2.85%) 등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를 끌어내린 원인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 우려란 지적이 높다. 최근 출범한 미국반도체연합(SAC)을 시작으로 미국의 반도체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국제시장 내 한국과 대만의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IT 업종 비중이 큰 대만 증시는 장중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만증시 부진은)대만과 산업구조가 유사하고 반도체 공급 차질 영향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충격을 전이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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