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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정책 설명 제안 접수한 北, 대화 불씨 살리길

입력
2021.05.1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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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연 관람 후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귓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연 관람 후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귓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새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미국의 최근 접촉 제안에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북미 채널의 북측 인사가 미국 입장을 평양에 제대로 보고했다는 취지다. 한미 외교가를 통해 전해진 북한 반응은 비록 접촉 수용의사는 아니지만 접촉 제안을 거부했다는 관측과는 다른 것이다. 북미 대화의 불씨가 꺼지진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이라고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대북정책 정립에 앞서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자세를 취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고 밝힌 마당이다. 미국이 실용적인 정책을 마련해 명분 있는 접촉을 제안한 것인 만큼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당사자인 북한으로서도 대북정책을 파악할 필요가 크고 이를 위해 미국 제안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2월 1차 접촉 제안에 반응하지 않았고 이번 2차 접촉 제안에는 일주일째 침묵하고 있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입장을 언급하지 않는 상태를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무반응과 침묵은 단기적으로 대화 수용에 대한 기대를 높이지만 길어지면 거부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대화 채널이 없는 북미가 최근에도 '적대시 정책'의 존속과 폐지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인 것처럼 만나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와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이 쌓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책 방향이 가변적인 미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서로 상황 관리는 중요하다.

미국이 제안한 ‘접촉’은 정책을 설명하는 만남이지 현안을 놓고 협상하는 ‘대화’가 아니다. 북한 입장에선 접촉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판단한 뒤에 대화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은 것이다. 북한은 탐색전만 펼 게 아니라 조기에 대화 국면을 재개하는 실용적 선택을 하기 바란다. 미국도 북미대화를 담당하는 대북 특별대표를 조속히 임명해 북이 대화에 나설 명분을 넓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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