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매경오픈서 통산 4승?
캐디로 나선 아내 육은채씨도 활짝
허인회(34)는 ‘골프대회에 놀러 다니냐’는 비아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혼인신고를 한 2016년부터 종종 허인회의 캐디를 맡았던 아내 육은채(33)씨가 사실상 전속 캐디를 맡으면서다. 풍운아, 4차원, 게으른 천재 같은 별명이 붙어 다녔던 터라 전문 캐디가 아닌 아내와 대회에 나서는 걸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2015년 군인 신분으로 마지막 우승을 거두고 아내를 만난 뒤 우승이 없다 보니 그런 얘길 들어도 그저 웃어 넘길 수밖에 없었다.
‘사랑꾼’ 허인회가 마침내 아내와 함께 ‘메이저 우승 사냥’에 성공했다. 허인회는 8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를 기록했지만, 전날 벌린 스코어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2위 김주형(19)과 두 타 차였다. 어느덧 아내도 전문 캐디 부럽잖은 조력자가 됐고, 마침내 둘은 2021년 ‘가정의 달’에 개막한 첫 대회이자 남자골프 첫 메이저 대회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3라운드를 공동 2위 그룹과 무려 6타 차 앞선 상황에서 마쳤던 허인회는 이날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2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로 두 타를 잃더니, 3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반면 앞서 출발한 김주형은 2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서면서 우승 경쟁 구도가 초반부터 안갯속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허인회는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차근히 파 세이브로 2위 그룹과 격차를 유지했다. 이어 13번 홀(파4)에서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서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렸다.
14번 홀(파5) 티샷이 왼쪽으로 많이 흘러 페널티 구역으로 빠질 뻔 한 위기를 맞자 육은채씨가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며 허인회를 다그치는 모습도 보였다. 허인회는 17번 홀(파3) 보기 후 마지막 18번 홀(파4)에선 티샷과 두 번째 샷이 모두 흔들리면서 그린 위편까지 공을 올리는 실수를 범했다. 이후 어프로치 샷이 그린 반대편으로 흘렀고, 퍼트마저 오르막을 극복하지 못한 채 다시 굴러 내려갔다. 더블 보기로 막아낸 허인회는 어렵게 우승을 확정하고 아내와 ‘마스크 키스’를 나눴다.
김주형은 10번과 14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홀 보기로 우승과 멀어졌다. 하지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이후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웬만한 대회 우승 상금 수준인 1억2,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편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선 곽보미(29)가 정규투어 통산 첫 우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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