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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 텃밭 보수당에 빼앗기고 자중지란 빠진 英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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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 텃밭 보수당에 빼앗기고 자중지란 빠진 英노동당

입력
2021.05.07 23:41
수정
2021.05.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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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북부 국회의원 보선서 첫 패배
중도 노선 두고 前·現 대표 측 책임 공방

영국 지방선거가 실시된 6일 키어 스타머(왼쪽) 노동당 대표가 부인과 함께 런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지방선거가 실시된 6일 키어 스타머(왼쪽) 노동당 대표가 부인과 함께 런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60년 가까이 한 번도 진 적 없는 지역구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에 빼앗긴 영국 노동당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중도 방향성이 적절하냐가 쟁점이지만, 패인은 따로 있다는 게 외부 시각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잉글랜드 북부 할틀풀 지역 의원 보선에서 보수당 소속 질 모티머 후보가 유권자 51.9%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모티머 후보의 득표율은 노동당 후보(28.7%)의 두 배에 가까웠다.

보수당이 이 지역을 다시 차지한 것은 57년 만이고, 1974년 현재 선거구로 독립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모티머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노동당은 너무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의 지지를 당연하게 여겼다”며 “역사적 결과”라고 말했다.

선거 운동 기간 세 차례나 방문하며 공들인 지역에서 이룬 쾌거에 보수당 대표인 보리스 존슨 총리는 고무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가 최근 관저 인테리어비 논란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존슨 총리에게 힘이 될 거라고 분석했다.

반면 자신이 지휘한 첫 선거에서 완패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위기에 몰렸다. 스타머 대표 측근인 스티브 리드 의원은 BBC방송에 “완전히 처참한 결과”라고 털어놓았다.

당 내부에서는 전ㆍ현 대표 지지 세력 간 책임 공방이 불붙었다. 중도 성향인 현 스타머 대표 측은 노동당이 아직 충분히 변화하지 못했다며, 좌파인 제러미 코빈 전 대표 측은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며 서로 상대방 노선이 잘못됐다고 성토하는 모습이다. 스타머 대표는 2019년 총선에서 대패하고 물러난 코빈 대표의 후임이다.

보수당의 승인으로는 무엇보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정책이 먼저 꼽힌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5일 현재 영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인구 비율은 24%로 이스라엘과 칠레, 바레인, 미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다. 영국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기 시작한 건 정부의 백신 접종 속도전 덕이 크다.

그러나 빠져나간 지지층을 노동당이 다시 불러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BC는 노동당이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하는 노동자 계층 유권자 마음을 아직 되돌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번 보선 패배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붉은 벽’이라 불리는 잉글랜드 중북부 전통 노동당 지지 지역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지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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