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는 중립성·독립성 부족'...최재형 평가가 발목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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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는 중립성·독립성 부족'...최재형 평가가 발목 잡을까

입력
2021.05.04 15:42
수정
2021.05.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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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 회의록 보니]
문 대통령의 金 감사위원 제청에 崔 '반대'

2019년 11월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김오수(왼쪽) 당시 법무부 차관이 웃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때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김 후보자를 감사위원(차관급)으로 앉히려다 최 원장으로 인해 불발됐던 적이 있어서다. 최 원장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가 한창일 때 김 후보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문제 삼아 감사원행을 막아섰다.

당시 상황은 지난해 7, 8월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최 원장의 답변 기록에 상세히 남아 있다.

장면1: 지난해 7월 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가 열린 지난해 7월 29일. 이준호 전 감사위원이 떠난 자리가 4개월째 공석일 때였다. '최재형 원장이 김오수 전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로 법사위가 달아올랐다. 법사위 회의록을 보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 독립성, 중립성 얘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최재형= 감사원의 핵심 가치입니다.

▷신동근= 원장님, 지금 이준호 감사위원 퇴임한 지 4개월 됐지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둡니까? 이유를 말해 보십시오.

▷최재형= 인사에 관련된 내용을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자세히 말씀드리기가 좀 적절치 않다는 점을 혜량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동근= 언론에서 어떤 특정한 분(김오수)으로 거론이 되고 있는데, (최 원장이) '행정부 정책 편드는 사람이라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는데, 그 사람이 무슨 행정부 편을 어떻게 들었습니까?

▷최재형= 제가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회의록에 '김오수'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최 원장은 '김오수 전 차관을 거부했다'는 내용을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거부설'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김오수 후보자의 '성향'을 최 원장이 저격한 발언은 뒤이어 나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 감사원법에 의하면, 감사위원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감사위원회는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 감사위원 1명을 빨리 제청하시지 않는 이유가 혹시 월성1호기의 감사 관련해서 어떤 정치적인 고려를 하시는 건 아니신지 그게 의구심이 들고… (마이크 꺼짐)

▷최재형= 감사위원의 제청과 관련해서는 임명권자와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되는데,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직무상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분을 위원으로 제청하기 위해서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최 원장은 감사위원의 필수 자질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못 박아 김오수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속내를 강하게 내비쳤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해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면2: 지난해 8월 24일, 예결특위 전체회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전체회의가 열린 지난해 8월 24일. '최 원장이 판사 출신 인사를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는데, 다주택자라 검증에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감사위원 인선을 두고 최 원장이 문 대통령과 여전히 '기싸움'을 벌이고 있었기에 보도 내용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최 원장의 발언 강도는 더 셌다. '헌법'까지 들고 나왔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 지금 청와대에서 (감사위원으로) 요청하신 분(김오수)이 있지 않습니까? (…) 청와대 인사권을 존중해서라도 빠른 시일 안에 공석이 된 감사위원 제청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최재형= 여전히 임명권자와 협의하면서 '역량이 되시고 또 감사원의 정치적인 중립이나 독립성에 적합하신 분을 제청할 수 있도록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백혜련 의원=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이 검증에서 떨어졌으면 인사권자의 의사를 존중해서 제청을 해야 되는 게 마땅한 것 아닙니까? 감사원장이 인사권을 너무 제약하고 계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최재형= 헌법상 감사원장의 제청에 의해서 감사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실 수 있도록 그렇게 되어 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감사원장에게 감사원의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헌법상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맡겨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최다 노미네이트" 김오수… 文 임기 말 발목 우려도

최 원장이 '감사위원으로 김오수 전 차관을 제청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는 것이 '김 전 차관이 검찰총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 정부 사정기구 수장으로부터 정치 편향성을 대놓고 의심받았다는 점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김오수 후보자의 흠결이 될 것이다. 청와대 표현대로 "공직자 후보에 최다 노미네이션됐던" 인물이 검찰총장을 맡는다는 건 임기 말 문재인 정부의 '호위무사' 또는 '방패막이'를 세우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김 후보자는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국민권익위원장 후보 등으로 거론된 바 있다.

정부는 4일 오전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김오수 후보자 인사발령안을 심의ㆍ의결했다.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필요한 서류를 받는 대로 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국회에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낼 예정이다. 검찰총장은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지만, 국회 임명 동의가 없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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