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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이라도 더…' 전지훈련단 유치에 팔 걷어붙인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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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이라도 더…' 전지훈련단 유치에 팔 걷어붙인 지자체들

입력
2021.05.03 19: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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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효자' 판단 훈련단 모시기 나서
재활캠프·동계 리그 등 세심한 전략 등장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오후 경북 경주시 경주시민운동장에서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2차 국내 전지훈련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뉴시스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오후 경북 경주시 경주시민운동장에서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2차 국내 전지훈련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뉴시스

전국 자치단체가 최적의 기후조건과 훈련 인프라를 내세워 '동계' 전지훈련단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니, 벌써?’라는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나, 대규모 인원이 장기간 지역 내에 머무르는 선수단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쏠쏠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월에 겨우살이 채비에 나선 것이다. 재활, 힐링캠프와 동계리그 등 기발한 전략을 내세운 지자체의 치열 유치전이 예고됐다.

선수 치고 나선 곳은 제주도. 제주도는 3일 전지훈련 유치 특별전담조직이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타지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예년보다 한 달 먼저 훈련단 유치전에 나섰다. 특별전담조직에는 도 행정과와 체육회, 관광업계가 함께 참여한다.

스토브리그 '성지' 제주

제주도는 한겨울 온화한 날씨로, 또 감염병 이슈로 해외로 나가지 못한 프로구단과 학교들이 첫손에 꼽는 동계훈련지다. 이미 2월까지 전국 240개팀, 5,373명의 선수단을 유치했다. 지난겨울에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비롯한 여러 종목 선수들이 제주에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겨우내 여자축구와 사이클 대표팀이 다녀간 전남 강진군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군은 올해 각종 대회 개최와 전지훈련장소를 제공해 2만 명이 넘는 선수단을 유치할 계획이다. 강진군은 온화한 기후는 물론 종합운동장, 축구 전용구장, 웨이트트레이닝 센터 등 경기 내외적 인프라가 모두 갖춰졌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훈련의 질이 좋다는 얘기다. '땅끝 마을'로 잘 알려진 해남군은 재활캠프와 같은 종목 선수단끼리 연습경기를 주선하는 동계리그를 만드는 등 세심한 전략으로 유치전에 가세했다.

한겨울에도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경주시도 대한체육회 등과 공조 체계를 구축, 선수단 모시기에 돌입했다. 유명 관광지인 경주는 숙박, 음식점뿐 아니라 훈련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까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을 포함해 3,500명이 넘는 선수들이 기량을 담금질했던 곳이다.


제주 넘보는 경주, 기장

경주와 비슷한 기후를 가진 부산 기장군은 프로야구팀 동계 전지훈련팀 유지에 나선다. 기장군 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동계 전지훈련 유치 활동에 나선다"며 "7월까지 프로야구팀 유치에 주력한 뒤 전국 대학이나 중·고교, 리틀 팀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장군은 천연잔디 야구장 1곳을 비롯해 인조잔디 야구장 3곳, 관제탑, 덕아웃, 탈의실 등을 갖춘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리틀 및 소프트볼구장, 운영사무실 등을 갖춘 '기장군 리틀야구장 및 소프트볼구장' 등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의 야구 인프라를 구축해놓고 있다.

특히, 기장군 측은 특히 내야 수비 등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인 실내 야구연습장을 만들어 올겨울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의 날씨가 온화한데도 불구하고 일시적으로 추운 날씨가 찾아오더라도 선수들이 실내에서 차질 없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전천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추운 날씨 등 기후 여건이 발목을 잡자 대규모 투자에 나선 곳도 있다. 100억 원을 들여 에어돔을 만들기로 한 강원 춘천시가 대표적이다. 에어돔은 공기압을 이용해 기둥 없이 공간을 만드는 건축기법으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규모 실내 훈련장을 꾸릴 수 있다. 춘천시는 내년 10월까지 1만1,000㎡ 규모의 에어돔을 만든다는 계획인데, 수도권과 가까워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컨리그' 뛰든 강원 지자체

틈새시장인 프로농구 비시즌인 '에어컨리그'를 활용해 LG세이커스와 파트너십을 구축한 강원 양구군도 유무형의 효과를 봤다. 군이 양구를 찾은 선수단에 농산물 등을 지원하고, 구단 측이 홈페이지와 창원 홈구장, 사회관계망서스(SNS)를 통해 양구를 홍보해주는 상생을 실현한 것이다. 조인묵 군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종합스포츠타운 등 최신 훈련시설을 조성, 보다 많은 선수단을 모셔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국 지자체가 선수단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져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제주연구원의 2020년 시즌(2019년 3월~2020년 2월) 분석 결과, 전지훈련단의 소비지출 규모는 2,291억 원으로 파악됐다. 6,980개팀에서 선수와 코칭스텝 등 6만833명이 제주를 찾은 결과다. 연구원은 "이를 통한 생산유발 효과 1,923억 원을 비롯해 부가가치유발효과 901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3,393명으로 추산됐다"며 "전지훈련 선수단이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월 전남 강진군을 찾은 사이클 국가대표 상비군이 군내 도로와 종합운동장 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다.강진군 제공·연합뉴스

올해 1월 전남 강진군을 찾은 사이클 국가대표 상비군이 군내 도로와 종합운동장 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다.강진군 제공·연합뉴스


양구= 박은성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강진= 박경우 기자
경주= 김정혜 기자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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