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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이어 AZ마저 모자라나…5월 접종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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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이어 AZ마저 모자라나…5월 접종 '안갯속'

입력
2021.05.02 16:33
수정
2021.05.02 18: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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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해병대 6여단 내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해병대 장병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해병대 6여단 제공

지난달 29일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해병대 6여단 내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해병대 장병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해병대 6여단 제공

국내에 들어온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이 20만 회분도 채 남지 않아 화이자 백신처럼 접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5월 중 AZ 백신이 360만여 회분 들어올 거라고 장담했지만, 이미 5월이 시작됐는데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물량은 감감무소식이다. ‘상반기 1,200만 명 접종’ 목표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AZ 백신 잔량 최대 21만여 회분...이틀이면 다 써

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AZ 백신 접종자는 총 182만9,425명(1차 182만9,239명, 2차 186명)으로, 보유 물량의 약 91.2%를 소진했다.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온 AZ 백신은 개별 계약 물량과 국제 백신공동구매기구 ‘코백스 퍼실리티’ 물량을 합쳐 총 200만6,000회분(100만3,000명분)이다. 단순 계산하면 17만6,575회분이 남았다. AZ 백신은 한 병당 10명 분량이지만, 국산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를 사용할 경우 한두 명이 더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잔여 횟수보다는 좀 더 많은 인원이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DS로 접종 인원을 20%까지 최대한 늘린다 해도 남는 물량은 21만1,890회분뿐이다. 하루 10만 명가량이 백신을 맞는 속도를 고려할 때 이틀이면 다 쓴다.

백신은 모자라는데 접종 대상은 확대된다. 정부의 2분기 접종계획에 따르면 65~74세 고령자 494만3,000명이 이달 백신을 맞기 시작한다. 당초 6월에 접종을 시작하려던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의 접종 일정도 정부가 기존 6월에서 5월로 앞당겨놓았다. 더구나 2월 26일 AZ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이달 14일로 11주가 되기 때문에 2차 접종에 들어가야 한다. AZ의 1차와 2차 접종 간격은 11~12주다.

5월 초 못 받으면 AZ도 속도 조절 불가피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이달 초까지 예약돼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회 필수인력 등의 접종 예약이 5월 초까지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AZ 백신 남은 물량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달 중순 이전에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지 못한다면 화이자에 이어 AZ 백신 접종 역시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접종을 시작한 AZ 백신은 1차 접종 인원이 화이자보다 26만여 명 더 많다. 그만큼 2차 접종 물량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AZ 백신은 화이자보다 도입 일정이 더 불투명하다. 화이자 백신은 5월 중 175만 회분이 매주 차례로 들어온다는 계획이라도 있지만, AZ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도 코백스도 공급 시기와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 당초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개별 계약한 AZ 백신은 200만 회분(100만 명분), 코백스 물량은 166만8,000회분(83만4,000명분)이 5월 중 들어올 거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2차 접종 집중도 계획의 일환"

최근 정부는 ‘일시적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약 3주간 전국적으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자제 또는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화이자 백신의 남은 물량(4월 30일 기준 69만4,000회분)이 충분하지 않아 1차 접종을 멈추고 2차 접종에 먼저 이를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화이자 백신은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3주라서, 지난달 1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은 75세 이상 고령자의 2차 접종 시기가 이달에 집중돼 있다.

실제 전국 대부분 지자체에서 75세 이상 고령층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은 차질을 빚고 있다. 경북지역에선 16개 시·군이 이미 1차 접종을 하지 않고 있고, 충북은 3일,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각각 8일과 5일부터 1차 접종을 중단한다. 부산과 세종 등 다른 지자체들도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중단하고 당분간 2차 접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기존 예약된 1차 화이자 접종을 마무리한 경남도의 관계자는 “추가 백신 물량을 받아야 새로운 접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접종은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고, 최대한 많은 분이 화이자 1차 접종을 받도록 계획한 것"이라며 "최근 2차 접종이 시작되는 시기가 돼 1차 접종자의 규모 일부를 조정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시기별로 1차와 2차 접종이 많아질 때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도록 계획을 짰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이 같은 접종 방식을 상세히 밝힌 적은 없었다.

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총 339만5,104명이다. 상반기 1,200만 명 1차 접종이라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5월과 6월 각각 430만여 명이 접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백신 남은 물량과 공급 시기, 대상별 접종 일정 등을 포함한 5~6월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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