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엄마에겐 100개의 서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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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엄마에겐 100개의 서사가 있어요"

입력
2021.05.04 19:00
수정
2021.05.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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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서사' 발굴하는 정유미 포포포 대표

포포포는 북토크, 스타트업과의 협업, 환경캠페인 등 엄마들이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일도 기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진행된 포포포매거진 북토크. 포포포 제공

“This is the result, because mommy worked so hard.(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배우 윤여정이 지난달 26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을 때, 정유미(36) 포포포 대표는 시상식 중계를 보며 ‘오열’했다. 모든 워킹맘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말이자 언젠가 정 대표 자신의 아이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2019년 4월 설립한 ‘포포포’는 '엄마의 잠재력을 주목한다'는 모토 아래 다양한 엄마들의 서사를 책으로 만드는 소셜벤처 회사다. 계간지 ‘포포포 매거진’을 비롯해 인터뷰집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서간집 ‘레터스 투 라이브러리’를 펴냈다.

8년차 잡지 에디터였던 정 대표가 일하는 엄마 서사에 주목하는 회사를 창업하게 된 것은, 정 대표 본인이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유미 포포포 대표는 현재 소셜벤처 대표이자 6살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나중에 아이가 저를 작당모의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유미 대표 제공

“2016년 임신을 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됐고, 직장이 있던 서울을 떠나 남편이 일하는 포항으로 내려왔어요. 그동안 열심히 쌓아 온 내 커리어가 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마치 내 인생은 끝났고 아이에게만 집중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게 이상했어요. 뭐라도 해보자 싶어 잡지를 창간했는데 지원사업 심사를 받으러 갔더니 '남편 허락 받고 나왔냐' '엄마가 애 안 보고 뭐 하는 거냐'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더 잘해내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죠.”

정 대표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포항의 결혼 이주 여성들이었다. 서울 토박이로 살다 낯선 포항에서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했던 정 대표 자신도 결혼 이주 여성인 셈이었다. 포항의 다른 결혼 이주 여성들을 찾아 나섰고, 동네 책방에서 그들과 함께 잡지와 그림책을 만들었다. 필리핀, 미얀마,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 총 6개국 9명의 결혼 이주 여성이 고향의 도서관으로 보내는 서간집 ‘레터스 투 라이브러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는 일하는 엄마 10명과의 줌 인터뷰를 통해 탄생했다. 포포포 제공

‘포포포 매거진’은 2019년 9월 1호를 시작으로 지난 3월까지 총 4번 발간됐다.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하여(Dearest Daughter)’을 주제로 삼은 이번 4호에는 ‘엄마’ 그리고 ‘딸’이라는 소주제로 필자 17명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다.

인터뷰집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에는 프로그래머 엄마, 일러스트레이터 엄마, 사진관 대표 엄마, 국회의원 비서관 엄마 등 일과 육아의 이분법을 넘어 ‘내 일’을 지키는 엄마들의 서사를 담았다.

정 대표는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개인의 서사를 더 많이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특정한 이미지나 편견을 전제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엄마들에게도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 있어요. 다양한 엄마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들려지지 않다 보니,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무조건 나 자신으로서의 인생은 끝이라는 두려움이 여성들에게 있어요. 그래서 출산과 육아라는 선택지를 아예 삭제해버리죠. 그런데 꼭 그렇지 않거든요. 100명의 엄마가 있다면 100개의 서사가 있어요. 엄마이면서 충분히 ‘나’이기도 한, 무궁무진한 엄마들의 서사가 더 많이 울려 퍼지도록 하는 것, 그게 ‘포포포’의 꿈입니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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