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는 첫 번째 이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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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주는 첫 번째 이름이 아니었다

입력
2021.04.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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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
전형일명리학자·철학박사

편집자주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게티이미지뱅크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함이니라…하나님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네 아내 사래는 이름을 사라라 하라.” (성경)

고려 말 충신 정몽주(鄭夢周)는 세 번째 이름이다. 몽란(夢蘭)에서, 몽룡(夢龍)으로 그리고 몽주로 개명(改名)했다. ‘꿈에서 주공을 보다(夢見周公)’라는 뜻이다. (논어)

백범 김구, 안중근 의사, 홍준표 의원, 프로골퍼 최경주도 개명한 이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한화 김승연 회장, 삼성 농구단 이상민 감독 등은 같은 이름에서 한자(漢字)를 바꿨다.

한국 사람에게 이름은 자기 자신인 동시에 가문(家門)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출세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立身揚名)’ 것을 큰 효(孝)로 여겼다. (효경)

반면 누명(陋名)이나 오명(汚名)에서 보듯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을 크게 두려워했다. 자영업의 실명제(實名制)도 이에 근거한 것이다. 한국인에게 이름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서 그 목적이기도 하다. 죽어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人死留名)이 최고의 사명이었다.

불가에서는 ‘이름에 모든 것이 있다 (名詮其性)’고 했고, 유가는 ‘이름이 바르면 하는 일이 순조롭다 (正名順行)'고 했다.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다’는 말은 성경에 나온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개명 인구는 매년 평균 15만 명을 넘어선다.

개명 이유로는 △의미나 발음으로 놀림감이 되거나 △성별을 착각하기 쉽거나 △흔하거나 △흉악범과 이름이 같거나 △새 출발을 위하거나 △종교적 이유 등이다.

법원도 개인의 행복추구권 보장 차원에서 개명을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개명 신청자의 70% 이상이 철학관을 이용한다는 통계도 있다. 자아 정체성 확립보다 운명을 바꾸고 싶은 욕구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름이 개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식의 방증이기도 하다.

새 출발을 위해 개명하는 것은 기업이나 정당(政黨) 등도 마찬가지이다.

성명학(姓名學)은 명리학(命理學)의 부분 집합이다.

이름은 그 사주(四柱)에 꼭 필요한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을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명리학에서는 이를 ‘용신(用神)을 찾는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여기에 원형이정(元亨利貞) 수리, 한글 오행 발음 등 고려할 요소가 꽤 많다. 친척이나 주변에 같은 이름이 없어야 하는 등 제약 요소도 상당하다. 특히 한자는 해박해야 한다.

사주에 의한 작명(作名)이 운명을 좋게 한다는 것을 계량화할 수는 없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최서원(최순실), 정유라, 장시호도 모두 개명한 이름이다.

휴대폰의 컬러링과 달리 이름은 자기 자신이 듣는다. 원하지 않는 이름을 자주 듣는 것은 부정적 낙인이 되는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를 가져올 수 있다. 말에는 각인력, 견인력, 실천력이 있다. 주문(呪文)을 반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이름이 마음에 들 경우, 좋아질 것이라는 ‘자기암시 효과’가 크다. 최소한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를 기대할 수 있다.

편하게 부를 수 있는 호(號)도 개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추사 김정희는 확인된 호만 300개가 넘는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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