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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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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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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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트로피. 로이터 연합뉴스

25일 오후(현지시간ㆍ한국은 26일 오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한국인이라면 윤여정이 ‘미나리’ 연기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할지 눈길이 쏠릴 만하다. 윤여정이 트로피를 거머쥐면 한국 배우 최초다. 그는 이미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배우상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재미동포 2세 정이삭 감독이 ‘미나리’로 작품상을 받을지, 감독상을 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오스카 4관왕에 오르며 세계 영화 역사를 새로 쓴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한국계의 선전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래저래 한국 대중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어떨까. 어느 해보다 냉기가 돈다. 시상식 TV시청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탓이 크다. 시상식을 온전히 열 수 없는 상황이다. 예년과 달리 올해 시상식은 두 곳에서 열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과 LA 유니온역에서다. 참석자를 최대한 분리시키기 위한 조치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화면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해외 영화인들의 참석이 어려워 마련한 고육책이다.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후보와 시상자 위주로 초청했다. 성장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줄지어 레드 카펫을 밟으며 환한 미소를 짓거나 수상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는 장면을 기대하기 어렵다.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상과 영국 아카데미영화상은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방송사 ABC로서는 고민이 깊다. 특히 AMPAS가 받을 타격이 크다. 시상식 시청률은 생계가 걸린 문제라서다. AMPAS는 재정 상당 부분을 시상식 중계권료에 기대고 있다. AMPAS는 오스카 중계를 대가로 ABC로부터 매년 7,500만 달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기 전에도 오스카 시청률은 하락세였다. 지난해 시청률은 역대 최저였다. ABC는 지난해 오스카를 중계하며 광고로만 1억2,900만 달러를 벌었으니 아직은 남는 장사다. 하지만 시청률 침체가 지속되면 광고 수익이 줄어들고, 중계권료를 낮출 수밖에 없다. AMPAS로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미래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 수상이 유력한 '노매드랜드'는 흥행 대작은 아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오스카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다. 일단 최근 후보에 오른 영화들의 대중성이 떨어진다. ‘기생충’은 한국에선 1,000만 관객을 모은 대박 영화지만, 미국 흥행 순위(2019년 기준)는 54위에 불과했다. 2019년 오스카 작품상을 가져간 ‘그린 북’의 흥행 순위(2018년 기준)는 36위였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상은 흥행 순이 아니라지만 대중의 흥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오스카 시청률은 1998년 가장 높았다. ‘타이타닉’이 작품상과 감독상 등 11개 트로피를 가져가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내가 세상의 왕이다”를 외쳤을 때다.

AMPAS 집행부가 시청률을 위해 흥행 대작들을 임의로 후보에 올릴 수는 없다. 오스카 후보와 수상자(작) 선정은 회원 투표로 이뤄진다. AMPAS는 최고인기영화상 부문을 만들려고 했으나 회원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의미 있으면서 재미있는 영화 만들기는 어렵다. 시상식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시청률이 얼마를 기록할까. 오스카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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