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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中’ 파키스탄서 걸핏하면 중국인 겨냥 테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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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中’ 파키스탄서 걸핏하면 중국인 겨냥 테러, 왜?

입력
2021.04.23 05: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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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中 ‘일대일로’ 참여 뒤부터 증가세
중국 배 불리고 빚만 떠안는다는 인식 때문
대사까지 표적… 배후엔 분리주의 소수족

21일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가 머물던 호텔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 사고의 현장을 경찰관과 호텔 직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퀘타=로이터 연합뉴스

21일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가 머물던 호텔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 사고의 현장을 경찰관과 호텔 직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퀘타=로이터 연합뉴스

파키스탄은 대표적인 친(親)중국 국가지만, 중국인을 노린 테러가 계속 늘고 있다. 6년 전 중국의 경제협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한 뒤부터다. 21일(현지시간)에는 중국 대사까지 표적이 됐다. 왜일까.

파키스탄 정부는 이날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가 머물던 발루치스탄주(州) 퀘타의 호텔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대사를 비롯한 중국 외교관들은 회의 참석 차 호텔을 비운 덕에 테러를 피했지만, 중국 대사를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파키스탄 수사 당국의 판단이다.

파키스탄은 손에 꼽히는 친중 국가다. 1947년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웃 강대국인 인도를 견제해야 하는 중국과 종교 문제로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협력 관계는 여전하다. 올해 중국이 개발한 시노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맨 먼저 무상으로 공급 받은 나라가 파키스탄이다.

그러나 중국인이 타깃인 테러는 증가 추세다. 2017년 발루치스탄주에서 중국인 교사 부부가 납치 당했다가 결국 살해됐다. 이듬해에는 중국 영사관에 총을 든 채 침입한 괴한 3명이 총격전을 벌이다 모두 사살되고 이 과정에서 경찰 2명과 파키스탄 민간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해 7월엔 중국이 지분 40%를 가진 파키스탄 증권거래소에 총격 테러가 일어나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러가 늘어난 건 2015년 일대일로 사업 일환으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이 시작된 뒤부터다.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과다르항을 연결하는 게 CPEC의 핵심 사업인데, 이를 통해 인도양에 거점을 마련한 중국이 수입한 원유를 신장 지역으로 바로 공급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파키스탄 사람들 눈에 CPEC이 중국 배만 불리는 사업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CPEC으로 파키스탄에서 가장 가난한 발루치스탄주의 경제 형편이 나아지리라 기대했지만 새로 생긴 일자리 대부분이 중국인에게 돌아간 데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파키스탄에는 빚만 쌓였다. 인프라 건설 비용이 중국이 파키스탄에 빌려 준 차관으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부채에 허덕이다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현지 ANI통신은 “파키스탄 부채 31억달러(3조4,600억원) 중 10억달러(1조1,175억원)가 일대일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랫동안 분리ㆍ독립을 요구해 온 소수민족 발루치족 무장 세력의 거점으로 활용돼 온 발로치스탄주의 특성도 테러를 부추겼다. 오랜 독립 투쟁으로 무기가 널려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 중국인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을 손에 넣기 쉽다. 미 CNN방송은 “2018년 영사관과 지난해 증권거래소 테러 모두 발루치족 소행이었다”며 “호텔 테러도 배후에 발루치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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