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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전자담배로 뻗어 가는 KT&G, 국내선 일반담배 집중 이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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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전자담배로 뻗어 가는 KT&G, 국내선 일반담배 집중 이유 있나

입력
2021.04.21 07:30
수정
2021.04.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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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2.0. KT&G 제공

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2.0. KT&G 제공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KT&G가 해외에서 전자담배 출시에 속도를 높여 담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자담배보다 유독 일반담배에 집중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이중적인 전략이 전자담배를 둘러싼 규제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전자담배 ‘릴(lil)’ 해외서 광폭 행보

20일 KT&G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T&G는 연결기준 매출 5조3,016억 원에 영업이익 1조4,811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103개 국가로 수출길을 넓히는 등 해외시장 공략이 주효했고 국내에서 담배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시장 공략에는 전자담배도 빠지지 않는다. KT&G는 지난해 1월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손잡고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수출을 본격화했다.

첫 수출국인 러시아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전자담배 소비국인 일본까지 영역을 넓혔고 현지 소비자들도 높은 품질을 호평했다. 수출용으로 만든 ‘릴 솔리드(lil SOLID)’와 전용 스틱 ‘핏(Fiit)’으로 유럽 시장 문도 두드렸다.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인지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10월 후쿠오카와 미야기 지역에서 선보인 '릴 하이브리드 2.0'이 인기를 얻자 올해 초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대도시를 포함한 일본 전역으로 유통망을 넓혔다.

일각에선 향후 KT&G 전자담배가 새로운 효자 수출 상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지난해 수출로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는데 전자담배까지 선전하면 린 KT&G의 글로벌 실적 상승세가 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전자담배보다 일반담배로 호실적

KT&G가 해외에서 전자담배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는 동안 국내에서 일반담배 판매량은 416억 개비로 증가했다. 2019년(406억 개비) 대비 2.5% 늘어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에 일반담배 판매가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경쟁사(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JTI코리아)들을 압도하고 있는 KT&G의 국내 일반담배 점유율은 2018년 62.1%에서 2019년 63.5%, 지난해에는 64%로 증가했다.

KT&G는 올해도 캡슐담배 및 가향담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일반담배에 집중하는 추세다. 경영 목표에서도 국내 일반담배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점을 명시했다. 지난달엔 과거 ‘국민 담배’로 불린 88라이트를 10년 만에 부활시켰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상반된 전략 배경에는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벌어지자 정부는 국내에서 사용 자제 권고를 내린 이후 줄곧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2020년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담배 판매량은 2019년 30억6,000만 갑보다 4.8% 증가한 32억1,000만 갑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궐련형 전자담배도 3억6,300만 갑에서 3억7,900만 갑으로 4.5% 늘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는 97.6% 급감하며 시장 자체가 붕괴됐다. 담배시장 전체로 보면 액상형 전자담배가 퇴출되면서 일반담배는 1억5,000만 갑이 증가했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1,600만 갑이 늘었다. 지난해 KT&G의 성장은 일반담배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국내에 출시된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미국에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며 자취를 감췄다. 쥴 랩스 코리아 제공

2019년 국내에 출시된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미국에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며 자취를 감췄다. 쥴 랩스 코리아 제공


KT&G 행보가 불편한 담배업계

해외에서 전자담배, 국내에서 일반담배에 집중하는 듯한 KT&G의 전략에 경쟁사들은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일반담배보다 낮게 판단하는 주요 국가의 정책을 잘 이용해 전자담배 사업 포트폴리오에 힘을 실으면서도 국내 전자담배 시장 확대에는 소극적이란 게 이유다. 특히 KT&G의 전자담배 수출을 지원하는 PMI는 “경쟁이 치열해도 좋으니 한국시장에서 전자담배로 경쟁하자”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KT&G가 전자담배로 공략 중인 일본은 전자담배 출시 직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일반담배 판매량이 34% 감소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담배 위해 저감 정책에 기반해 금연이 어려운 흡연자는 전자담배로 전환을 권장하기도 한다. ‘담배의 유해물질 발생이나 유해성은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통용되는 국내와 비교해 전자담배 사업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같은 규제 환경에서 일반담배 카테고리를 우선 확장하는 전략을 이해는 해도 전자담배 분야에서는 소극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일반담배에만 집중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투 트랙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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