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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제3의 악재' 등장… "남아있는 2년 소통기간이 해결의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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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제3의 악재' 등장… "남아있는 2년 소통기간이 해결의 실마리"

입력
2021.04.16 05: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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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일관계 전문가 진단]?
오코노기 "과학적으로 자신 있어 日정부 강행"
기미야 "지금처럼 외무장관 대화 없는 한 양국 폭발"
이종원 "제소하더라도 최종판결 전 해결될 여지"
니시노 "文정권 레임덕 한일관계 관리할 힘 있을지"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회의에서 발언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회의에서 발언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이 한일 관계 복원을 막는 또 다른 대형 악재로 등장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반발을 예상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강하게 나온 데 대해 상당히 놀란 모습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에 이어 한일 간 향후 지속될 '제3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이렇게까지 강할 것으로 상정하지 않았다”(총리관저 소식통)는 분위기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의 제소 검토 지시가 알려지자 “어떠한 통지도 받은 바가 없어 코멘트를 삼가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본의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 파장이 어느 수준으로 갈지 당장 가늠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징용이나 위안부 문제만큼 결정적인 악재로 발전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양 방류가 시작될 시점이 2년 후인데다, 한국도 소송을 제기하려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양측이 소통의 공간을 남겨뒀다는 점에서다.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 국민이 매우 걱정하고 있고, 건강에 대한 문제라 한국 정부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 사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공동조사단에 한국이 참여할 수도 있고, 소송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제소하기 전, 또는 제소하더라도 최종적인 판결이 나기 전에 해결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과학적으로 봤을 때 일본 정부가 자신감이 있어, 재판으로 갔을 때 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며 “한일 관계에 있어 결정적인 사안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문제는 일본 국민들 중에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한국이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오히려 그 반발이 일본 정부가 아닌 한국 정부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양국 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한국 국민들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타국의 결정으로 직접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한국 정부가 제소를 실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방류는 2년 후에 하는 것이므로 그 사이에 양국 정부가 잘 소통한다면 풀릴 수도 있는 문제"라고 봤다. 기미야 교수는 “진짜 문제는 현재 양국 정부가 외무장관끼리 대화도 안 하고 소통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 사안이 폭발적으로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려면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양국 외교 당국이 이 문제가 그 정도로 큰 쟁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한미일 동맹 강화 목표를 신경 쓸 수밖에 없어 문재인 정권의 한일 관계 개선 기조 자체가 완전히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시노 교수는 “문 정권이 서울·부산시장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으로 레임덕 상태인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한일관계가 더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할 힘이 남아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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