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411조 사상 최대 기록??
배터리 소송 여파 2차전지株 급등?
IT 쏠림 해소 "추가 상승 여력"
12일 코스닥이 1,000선을 돌파했다. 종가 기준 코스닥이 1,000선을 넘긴 건 2000년 9월 이후 약 20년 만이다. 연초 '형님 격'인 코스피의 거침없는 상승 랠리에 가려 상대적으로 기를 펴지 못했던 코스닥은 이날 사상 최대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바이오와 2차전지 등 코로나19 이후 코스닥 주력 업종으로 자리매김한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가를 밀어 올린 영향이 컸다.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20년 만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14% 오른 1,000.6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닥이 1,000선을 돌파한 건 2000년 9월 14일(1,020.70) 이후 20년 7개월 만이다.
연초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 1월 26일에도 코스닥은 장중 1,000선을 넘기며 '천스닥' 안착의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당시 세계 증시가 흔들리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물량을 던진 결과 결국 994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은 411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9일(405조 원)보다 약 6조 원의 돈이 더 몰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 합의에 따라 에코프로비엠(8.54%), 엘앤에프(7.76%)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했고, 에스티팜(13.10%), 녹십자랩셀(10.01%) 등 바이오 업종의 상승폭이 유독 컸다. 셀트리온헬스케어(1.48%), 셀트리온제약(1.60%), 씨젠(4.31%) 등 시총 상위주들도 선전했다.
금융위기 당시 200선까지 추락
코스닥은 정보기술(IT)주 붐, 이른바 '닷컴 버블'의 절정기였던 2000년 3월 장중 2,900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거품'이 꺼지면서 이듬해 12월엔 500선까지 주가가 무너졌다. 이후 내내 1,000선을 밑돌던 코스닥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친 2008년 10월 27일 261.19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초까지 600~700선을 오가던 코스닥은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에 3월 428.35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빠르게 달라졌다. 지난해 기록한 저점 대비 연말까지 상승률은 무려 126%에 달한다. 코스피(97%) 상승률보다도 1.3배가량 웃돈다. 미국 나스닥(88%), 일본 닛케이225(66%), 중국 상하이종합(31%)과 비교해도 월등히 앞서는 상승률이다.
미래 성장산업 종목들이 상장된 주요국 지수들과 비교해도 상승률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일본 자스닥(57%), 중국 차이넥스트(40%) 등 신시장 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코스닥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바이오, 2차전지, 5G 사업 다각화 "성장성 높아"
바이오는 물론 2차전지, 5세대(5G) 등 코로나 이후 다양한 산업들이 주력 업종으로 자리 잡은 만큼 추후에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혁신 기업들이 지수상승의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1996년 출범 당시만 해도 코스닥은 IT 기업 위주 종목들이 대거 상위주에 포진한 탓에,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일제히 영향을 받는 등 코스닥 기초체력 자체가 약했다는 평가다.
박병용 코스닥시장본부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부양 의지와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회복 등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특히 4차 산업 혁명 본격화로 관련 기업 중심인 코스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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