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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거부권 시한 직전 극적 합의… ‘배터리 전쟁’ 2년 만에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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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거부권 시한 직전 극적 합의… ‘배터리 전쟁’ 2년 만에 종지부

입력
2021.04.11 20: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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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조 원·로열티 1조 원 등 총 2조 원에 합의
진행 중인 소송 취하하고 10년간 쟁송 않기로
평행선 달리던 합의금 이견, 미 정부 중재가 주효
LG 'IPO 동력', SK '불확실성 제거'… 양사 모두 실익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앞에서 직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앞에서 직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간 다퉈 온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11일(현지시간)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면서다. ITC는 지난 2월 양사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주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해 10년간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양사는 11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미국 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급 방식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현금 1조 원, 로열티 1조 원 등 현재 가치 기준, 총액 2조 원의 합의금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키로 했다. 또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특허 침해 소송 등 관련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jpg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jpg


양사는 2019년 4월 LG 측의 제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 ITC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 패소 예비결정, 올해 2월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을 이어왔다. 예비결정을 통해 승부의 무게 추가 기운 후에도 합의금 규모를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결국 미국 사업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실제 현재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 미국 배터리 2공장은 작업 속도를 늦추면서 철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도 보였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양사 설득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미국은 본격적으로 전기차 산업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에 없던 SK이노베이션의 이탈은 자국내 배터리 공급망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글로벌 반도체 대란으로 산업계가 타격을 받은 것처럼 배터리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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