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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오세훈 '서울 르네상스'... 한강변 스카이라인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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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오세훈 '서울 르네상스'... 한강변 스카이라인 바뀌나

입력
2021.04.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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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층 초고층 아파트,? 시프트 시즌2 추진
보유세 부담 완화 등 실현 불가능 공약도
"정부 정책과 충돌, 시장 혼란 불가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1월 19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방문해 조합 관계자들과 함께 재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1월 19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방문해 조합 관계자들과 함께 재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시장으로 복귀하게 되자 서울 부동산시장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공약에서 밝힌 대로 스피드 주택공급에 방점을 찍은 오 시장은 당장 35층 이하 층고 규제를 풀고 최고 50층 아파트를 지어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용적률 상향도 추진할 방침이라 그동안 강력한 규제에 억눌렸던 시장에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동시에 공공 주도의 도심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중앙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공존한다.

한강변 35층 규제 풀고 50층 아파트로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확정되기 전부터 오 시장은 “전임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 각종 규제로 공급이 단절됐다”고 꼬집으며 과거 자신의 재임 시절처럼 빠른 속도로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스피드 공급의 핵심은 ‘공공’이 아닌 ‘민간’이라고 못을 박았다.

오 시장이 특히 애착하는 건 박 전 시장 취임 이후 수포로 돌아간 ‘한강 르네상스’ 재시동이다. 한강변을 답답하게 막고 있는 성냥갑 모양의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초고층 슬림형 아파트를 새로 지어 한강변의 도시구조를 탈바꿈시킨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여의도와 압구정동, 성수동, 합정동, 이촌동 등 10개 지역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최고 50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장 권한으로 가능한 용적률도 완화한다. 법령상 상한보다 30~100% 낮게 조례로 정한 주거지역 용적률을 높이고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7층 이하만 허용한 규제를 폐지해 공급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지지부진한 재건축·재개발을 정상화하고 신규 구역 지정 기준을 완화해 5년간 18만5,000가구 공급도 도모한다.

오 시장이 과거 시장 시절 호평 받은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시즌2도 추진된다. 시프트는 무주택자가 주변 시세 80% 이하의 가격으로 최장 20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이다. 2007년 시프트 도입 때 수요자가 선호하는 중대형 면적의 아파트를 공급하고, 임대 물량과 분양 물량을 섞어 ‘소셜믹스’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프트 정책으로 서울시 부채가 커진 측면도 있어 전임 시장 시절 폐지됐다.

오 시장은 공공택지가 비교적 풍부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대규모 가용지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상생주택’ 제도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상생주택은 도심에 방치된 민간 토지를 임차해 소유주에게 토지 임대료를 주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건설해 공급하는 민간토지임차형 공공주택이다. 상생주택 공급 목표는 5년간 7만 가구다. 입주 대상자는 청년, 신혼부부 등이고 사업에 참여한 민간 토지주에게는 각종 세제혜택도 부여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부동산 세금 부담 완화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올해 서울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91%에 달해 보유세 폭탄이 예고된 상황이다. 오 시장은 소득 없는 1주택자에 한해 재산세를 전액 감면하고, 공시가격 동결을 위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시장 부동산 주요 공약 분석. 그래픽=김문중 기자

오세훈 시장 부동산 주요 공약 분석. 그래픽=김문중 기자


규제와 세금 완화, 뜻대로 될까

규제를 없애 서울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오 시장의 의지는 강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시장 권한 밖 공약이 많고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시장이 가진 재건축·재개발 인허가권을 행사하고, 층수와 용적률 규제를 풀려고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있는 시의회와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 시의회 110석 중 민주당은 101석을 확보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의회에 여당 소속이 절대다수라 조례 개정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단기간에는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안전진단의 구조안전성 가중치가 20%에서 50%로 크게 늘고 현장 조사도 강화됐다”며 “서울시장의 권한으로는 2차 안전진단 이전 단계까지만 개입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부동산 세금 문제는 서울시장 권한과 거리가 먼 공약이다. 공시가격에 연동된 재산세를 전액 감면하는 것은 중앙정부 권한이다.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정부에 건의하는 수준이다. 시프트 정책도 택지 부족과 땅값 급등으로 인해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연 민간이 싼 임대료를 받고 공공에 땅을 내주겠느냐”면서 “비싼 임대료를 주고 집을 지어야 하는데 저렴한 전세가 어떻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장은 '민간', 중앙정부는 '공공'...시장은 혼란 예감

오 시장이 내세운 주택 공급 주체는 민간이다. 그는 “스피드는 민간에서 나온다”고 강조해왔다. 공공 주도의 ‘2·4 주택 공급대책’을 추진 중인 국토교통부와는 출발점부터 상충된다.

민간과 공공이 충돌하게 생겼으니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최고급 아파트를 지향하는 압구정동과 목동 등의 재건축 추진 대단지들은 민간 중심의 오 시장 정책에 기대감이 높다. 반면 국토부의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에 101곳이 참여를 희망할 정도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선 반대 기류가 강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규제냐, 완화냐를 두고 대립하면 주민들 간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고 정부 정책과 서울시 정책 간 갈등도 심화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백인길 도시개혁센터소장(대진대 교수)은 “실수요자들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누구의 힘이 더 셀지 저울질 하면서 관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섭 기자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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