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조기 발견하면 98.4% 생존…35세 넘으면 2년마다 임상 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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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조기 발견하면 98.4% 생존…35세 넘으면 2년마다 임상 검진을

입력
2021.04.06 04:50
수정
2021.04.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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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정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

정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지만 초기에 발견한다면 5년 생존율이 98.4%나 될 정도로 치유가 잘된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유방암은 2010년 이후 연평균 4%씩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의 주원인은 여성호르몬에 오래 노출되는 것이다.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주로 40~50대 중년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최근 20~3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유방암 치료 전문가’이자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인 정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를 만났다. 정 교수는 “2013년 유방암 수술이 연 280건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배가량 늘었다”며 “식습관도 고지방식이 늘고 영양 과다가 많아지면서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교수는 “유방암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 치료도 중요하다. 유방암 환자의 상실감은 다른 암환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수술받은 환자의 24%가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라고 했다.

-유방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

“그렇기에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방암에 걸려도 별다른 증세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유방에서 멍울이 잡히는 것이 흔한 증상이고 최근에는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다. 유방암을 1기 이하에서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은 98.4%나 된다. 사실상 거의 모든 환자가 완치된다고 할 수 있다. 액와림프절에 전이가 됐더라도 5년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원격 전이가 되면 38.3%까지 뚝 떨어진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이 때문에 30세 이후부터는 매달 자가 진단을 해야 한다. 35세부터는 2년마다 병원 검진을, 40세 이후에는 1~2년마다 유방 촬영과 진찰을 권한다.”

-건강검진 외에 조기 발견하는 방법은 없나.

“우선 자신이 본인의 유방과 겨드랑이를 직접 만져보고 관찰하는 것이다. 매달 월경이 끝난 1주일 뒤나 특정한 날짜를 정해 시행하는 것이 좋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유방을 관찰했을 때 유두나 유방 피부의 함몰, 모양 변화, 색깔 변화 등이 있는지, 염증이 있거나 크게 붓는 증상 등이 있는지, 양쪽 유방 크기나 모양을 비교해 비대칭, 즉 한쪽이 다른 쪽 유방과 달라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유방과 겨드랑이를 만져보고 유두를 짠 뒤에 비정상적으로 멍울(종괴)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상하다고 느끼면 유방전문의를 찾아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1년에 한 번 또는 특정한 날을 정해 아무런 증세가 없어도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유방암 초기에는 유방암으로 멍울이 생겨도 암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유방에 있던 딱딱한 멍울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경험이 많은 유방전문의는 지름 1㎝ 정도 내외의 유방암 종괴를 알아챌 수 있다.

한 개의 유방암 세포가 자라서 손으로 느껴지려면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1㎝ 정도는 돼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4~7년 정도 걸린다. 이 기간에는 유방암이 생겨도 손으로는 만져지지 않기에 유방촬영술 같은 검사를 하지 않으면 암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와 같이 만져지지는 않으면서 유방 촬영에서만 발견되는 경우를 ‘잠재성 유방암’이라고 한다. 이때는 유방 촬영에서 작은 덩어리가 보이거나, 유방 조직이 변형돼 있거나, 미세 석회화가 보이기도 하며,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젊은 여성에서는 유방의 지방이 적고 조직이 치밀하기에 유방 촬영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때에는 초음파검사에서만 병소(病巢)가 발견될 수도 있다.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검사에서 암으로 의심되는 병소가 발견되면 반드시 조직 검사를 시행해 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상 소견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에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시작하고 35세 이후에는 유방 정기 진찰을, 40세 이후에는 선별검사로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방암의 조기 발견이 늘어나고 있다.”

-유방암 환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대 의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예측할 수 없는 질병은 새로 발견되고, 달라지는 사회 환경으로 여러 병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의술 발전으로 암이 더는 사형선고가 아니지만, 암은 여전히 치료 후에도 많은 숙제를 남긴다. 유방암 치료에는 고도로 숙련된 의사들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힘든 치료 과정을 잘 견뎌야 할 환자의 굳은 의지와 믿음도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유방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의 특징은.

“1995년 국내 최초로 센터 개념의 유방암클리닉을 도입했다. 역사가 긴 만큼 유방외과·성형외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병리과·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간 원활한 협진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수술 중 방사선 치료 연구자 임상 시험을 진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유방부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길게는 6.5주 동안 33회의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수술과 동시에 수술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照射)해 종양 제거 부위 증강 치료(boost)를 대체하면서 총 치료 기간과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기존 과정에 비하면 길게는 10회가량 방사선 치료 횟수를 줄이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향후 저위험군 환자를 선별해 외부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고 수술 중 방사선 치료만으로 모든 방사선 치료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에 중심을 두고 있는 분야를 들자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한 글로벌 신약 연구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지난 2013년 이후 많은 다국적 임상 연구를 수행했다. 유방암 당대사와 관련된 자기공명영상-컴퓨터단층촬영(PET-CT)으로 유방암의 예후, 생물학적 특징 등에 관한 연구를 시행해 환자 치료에 적용하는 다수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국내 여러 연구 기관들과 공동으로 혈중암세포(CTCㆍCirculating Tumor Cell)를 발견하고 기능을 차단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혈액을 따라 신체를 순환하는 이 세포는 암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암 진단ㆍ예측ㆍ치료와 관련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관심 분야는 유전체 관련 연구다. 최근 개소한 정밀의료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정밀의료센터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장비를 통해 분석한 유전체 정보 및 환자의 임상 정보,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을 토대로 최적의 개인별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암 환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특정 유전자에 대한 개인 맞춤 치료를 제시하고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유방암도 관련된 유전자가 많이 밝혀졌는데 2013년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 리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 절제 수술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진 BRCA-1 유전자가 대표적이다. 전체 유방암의 20% 정도가 이 유전자 변이와 관련있다. 이처럼 유전체를 활용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뿐만 아니라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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