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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대통령 동생, 美서 '마약 밀매' 종신형... 불똥은 형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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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대통령 동생, 美서 '마약 밀매' 종신형... 불똥은 형에게로

입력
2021.03.3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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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난데스 대통령 동생 토니 에르난데스
뉴욕 법원서 코카인 밀매 혐의로 형 확정
마약밀매 대금 '대선 자금' 투입 소문 확산

온두라스 야당 지지자들이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의 동생인 토니 에르난데스가 미국 법원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30일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테구시갈파=AFP 연합뉴스

온두라스 야당 지지자들이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의 동생인 토니 에르난데스가 미국 법원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30일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테구시갈파=AFP 연합뉴스

국회의원을 지낸 온두라스 거물급 인사가 마약밀매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종신형을 받았다. 불똥은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게 튀었다. 이 인사가 대통령의 동생인데다, 마약을 판 돈이 대선 자금에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약 정치권의 ‘마약 스캔들’로 번지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은 30일(현지시간) 토니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의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에르난데스는 2018년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다 체포된 뒤 이듬해 마약 밀매와 불법무기 소지 등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이날 형이 확정됐다. 케빈 카스텔 판사는 종신형과 함께 1억3,800만달러 몰수 명령도 내렸다. 검찰은 에르난데스가 최소 18만5,000㎏ 규모의 코카인 밀매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당국자들에게 뇌물 수백만달러도 제공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의혹의 화살은 곧장 형인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미 검찰은 마약 밀매와 관련, “국가가 후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피고인이) 대통령인 형을 포함해 온두라스 최고 권력자들과 공모해 (온두라스를) 사실상의 마약국가처럼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형제가 장시간 마약 범죄를 공모했다는 얘기다.

이미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미 검찰에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미 뉴욕 연방검찰은 2019년 8월 그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정권 유지를 위해 마약 밀매를 일삼았다”고 적시했다. 당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2013년 대선 선거 자금을 댈 목적으로 150만달러어치 코카인 등 마약 밀수에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이후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비난 여론이 높아졌지만, 정부는 미국 측 주장을 극구 부인해왔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판결이 나오자 트위터에 “가족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소식”이라면서도 형이 확정된 동생을 포함해 가족 누구도 마약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온두라스 정부도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마약 밀매업자들의 거짓 증언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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