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맞고 시작하자" 청학동 '엽기 학폭' 사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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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맞고 시작하자" 청학동 '엽기 학폭' 사태 일파만파

입력
2021.03.30 17:50
수정
2021.03.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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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 청학동 서당서 엽기 학폭 폭로 릴레이
"아들 목에 칼" "또래에 성고문 당한 딸" 잇단 靑청원
'체액 먹이고 유사 성행위 강요' 남학생들 재판 앞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인성 교육을 위한 청학동 기숙서당에서 일어난 엽기적 학교폭력 폭로가 줄을 잇고 있다. 서당에서 일어난 10대 여학생 학대 문제에 이어 10대 남학생에 대한 폭행이 또다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하는 등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경찰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경남 하동 지리산 청학동 기숙사 추가 폭행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29일 올라왔다.

피해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해 초등 2학년생이었던 아들을 청학동 서당에 보냈다. 서당 기숙사에 지난해 5월 10날 입소해 12월 30일 퇴소했다"며 신상을 공개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아파트에서 마음껏 뛰놀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서당에 보냈다"며 "등록비 30만 원과 매달 교육비 80만 원, 그리고 매달 10만 원 상당의 간식을 보내주며 아이가 7개월 반을 생활하는 동안 피해 입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글에서 폭행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그에 따르면 입소 당일부터 피해 아동은 두 살 위인 4학년 학생에게 "우선 맞고 시작하자"는 말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 이후에도 물건 파손, 절도, 지속적 괴롭힘과 폭행이 있었지만 서당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가장 충격적 사건은 그 학생이 모두 잠들어 있는 사이에 아이를 깨워 커터칼로 위협하며 목에 커터칼을 대기도 했다"며 "칼을 들이대고 말을 안 들으면 죽인다고 하며 간식 창고로 데리고 가 간식을 훔치게 했다"고 폭로했다.

청원인은 아들의 근황을 두고 "불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정신과에서 틱 장애 진단을 받아 수개월째 치료 중"이라며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서당, 여학생 학대 폭로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앞서 24일에는 '집단폭행과 엽기적인 고문과 협박, 갈취, 성적 고문으로 딸 아이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학동 서당 내에서 발생한 폭력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의 딸이 또래 여학생 3명으로부터 폐쇄회로(CC)TV가 없는 방이나 방 안에 딸린 화장실, 이불창고 등에서 구타는 물론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의 머리채를 잡아 화장실 변기물에 얼굴을 담그게 하고 실신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변기와 화장실 청소용 솔로 이빨을 닦게 하거나 세탁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먹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서당 측이 '큰일이지만 크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아이들에게는 단단히 경고를 주었고 (서로) 화해도 시켰다'고 회유했다"고 분노했다.

반복되는 '엽기 학폭',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지난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 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하동=연합뉴스

청학동 서당에서 고문에 가까운 엽기 폭력이 발생한 건 이번만이 아니다.

경남 하동군의 또다른 기숙 서당에서 또래 학생에게 체액을 먹이고 항문에 이물질을 넣는 등 엽기적 폭력을 자행한 10대 남학생들이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따르면 검찰은 서당 기숙사에서 또래 학생에게 '체액을 안 먹으면 잠을 재우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벌거벗긴 몸에 롱패딩을 입힌 뒤 서당을 돌아다니게 하는 등 폭력을 일삼은 10대 학생 2명을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했다.

2018년 5월에는 10대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당 서당이 교육청으로부터 운영 중지 1년을 통보받기도 했다.

고문에 가까운 엽기 폭력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원인을 짚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하동 청학동에는 서당 8곳이 운영중이다. 서당은 학원법에 따라 교육청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학원과 비슷하게 운영하지만 현행 규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감독하는 청소년수련시설로 등록돼 있어 당국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다. 교육 기관이지만 교육 당국이 관할하지 않는 사각지대인 셈이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이날 "서당들이 일부만 학원으로 등록을 해 행정기관의 지도 감독을 피해갔다"면서 "수사를 의뢰하고 강력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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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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