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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까지 물러났다… 코로나에 휘청이는 각국 정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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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까지 물러났다… 코로나에 휘청이는 각국 정치판

입력
2021.03.31 05: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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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코로나 탓 첫 총리 사임
브라질에선 여론 달래려 내각 물갈이

이고르 마토비치 슬로바키아 총리가 12일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있는 의사당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브라티슬라바=AP 연합뉴스

이고르 마토비치 슬로바키아 총리가 12일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있는 의사당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브라티슬라바=AP 연합뉴스

감염병이 촉발한 글로벌 보건위기가 일부 국가의 정치 판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입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나라 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다. 정도만 다를 뿐 길어지는 감염병 정국 탓에 각국의 정치적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인구 540만명의 동유럽 국가 슬로바키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문제로 당정의 뭇매를 맞던 이고르 마토비치 총리가 30일 사임한다. 지난달 말 그가 연정 파트너들과 협의 없이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 200만회분을 주문한 게 갈등의 시작이다.

유럽연합(EU)을 통한 백신 수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궁여책이었지만,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총리의 독단에 보건ㆍ외무장관 등 내각 구성원 16명중 6명이 사퇴했다. 여기에 중도우파 연정에 참여한 정당 의원들까지 직을 내던져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유럽 보건당국의 백신 사용승인 없이 내린 섣부른 결정이 EU의 외교정책을 훼손한다는 비판이었다. 사퇴한 토마스 발라섹 하원의원은 “일방적인 러시아 백신 구매는 유럽 파트너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나 다름 없다”고 성토했다.

마토비치 총리는 가뜩이나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봉쇄 수위를 낮췄다가 감염 급증으로 이어진 이후 여론의 외면도 받던 상황이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논란으로 자리에서 내려 온 첫 번째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27일 브라질 페르남부쿠주 카르피나의 한 광고판에 그려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얼굴이 붉은색 페인트로 뒤덮여 있다. 카르피나=AFP 연합뉴스

27일 브라질 페르남부쿠주 카르피나의 한 광고판에 그려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얼굴이 붉은색 페인트로 뒤덮여 있다. 카르피나=AFP 연합뉴스

브라질에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여론을 달래려 장관들을 마구 갈아치우고 있다. 매일 3,000명씩 숨지면서 탄핵 위기에 직면하자 이날 외교ㆍ국방ㆍ법무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 각료 6명을 대거 교체했다. 일단 에르네스토 아라우호 외무장관은 ‘백신 외교’ 실패의 주범으로 찍혀 일찌감치 사퇴 압력에 시달렸던 터라 어느 정도 경질이 예견됐었다. 하지만 다른 각료는 뚜렷한 사유 없이 내쳐졌다. 때문에 수세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들을 ‘희생양’ 삼았다는 억측이 무성하다. 상파울루 텐덴시아스 컨설팅그룹의 정치학자 라파엘 코르테스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개각은 보우소나우의 탄핵 압박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다고 해석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1년간 보건장관을 3차례나 교체하고, 주요 부처 장관들까지 낙마시킨 것은 안 그래도 기반이 약해진 보우소나루 정권의 몰락을 더욱 재촉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우리시우 산토구 리우데자네이루주립대 교수는“브라질 정부 전체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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