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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이나 개발하고 中서도 만들고… 잘나가는 '러시아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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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이나 개발하고 中서도 만들고… 잘나가는 '러시아 백신'

입력
2021.03.31 00:10
수정
2021.03.3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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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1회 접종 '스푸트니크 라이트' 출시할 듯
"예방효과 85%"… 방식 다른 '백신 쿼드' 라인업
中기업과는 대규모 생산 합의… "찾는 곳 많아서"

미하일 미슈스틴(왼쪽 두 번째) 러시아 총리가 5일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벡토르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를 방문해 연구원들의 백신 연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노보시비르스크=AFP 연합뉴스

미하일 미슈스틴(왼쪽 두 번째) 러시아 총리가 5일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벡토르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를 방문해 연구원들의 백신 연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노보시비르스크=AFP 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 속에 러시아가 잘나간다. 네 번째 다른 종류 백신 개발이 마무리 단계인 데다, 생산량을 늘리려 중국 공장을 빌릴 정도로 러시아산 백신을 찾는 곳이 늘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쿠즈네초프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등록 신청 서류가 보건부로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보건부 산하 전문가 위원회가 백신의 질과 안정성, 효능 등을 검증한 뒤 합당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감염병ㆍ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했다. 가말레야 센터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정부에 의해 승인된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만든 기관이다. 새 백신은 스푸트니크 V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삽입해 체내로 운반하는 ‘전달체(벡터) 백신’이지만, 벡터가 두 종류여서 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 스푸트니크 V와 달리 한 종류의 벡터만 이용하기 때문에 한 번만 주사를 맞아도 면역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센터 측이 잠정 평가한 예방 효과는 85%가량이다.

러시아의 백신 쿼드(4종) 라인업은 방식도 다양하다. 스푸트니크 시리즈는 전달체 백신이고, 국립 바이러스ㆍ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에피박코로나’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일부, 즉 항원을 합성해 만드는 ‘합성 항원 백신’이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추마코프 면역약품 연구개발센터’의 ‘코비박’은 복제 능력을 제거한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전통적 방식의 ‘불활성화 백신’이다.

개발뿐 아니다. 러시아는 백신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V 개발 지원 및 해외 공급ㆍ생산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보도자료로 “중국 유수 바이오 기업 중 한 곳인 ‘선전 위안싱 제네-테크’와 6,000만 도스(1회 접종분) 이상의 스푸트니크 V 생산 협력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3,000만명 이상에게 접종 가능한 양이며, 상업 생산은 5월부터 시작된다”는 게 RDIF 설명이다.

백신의 신규 출시와 생산량 확대는 내수 때문이 아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주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외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RDIF는 “세계적으로 러시아 백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추가 공급을 위한 생산량 증대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자국 내 물량 확보를 위한 수출 중단 대열에 속속 가세하고 있는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의 ‘자국 우선주의’와 러시아의 여유 있는 행보는 대조적이다. ‘백신 가뭄’이 러시아 백신의 효능ㆍ안전성 입증과 맞물리며 통상 백신 개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승인 전 3단계(3상) 임상시험을 걸러 불신을 사던 초기보다 러시아 백신 수요가 많아졌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 벨라루스, 인도, 카자흐스탄, 이란 등은 물론 한국과도 스푸트니크 V 백신 계약을 맺은 상태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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