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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방송 2회 만에 결국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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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방송 2회 만에 결국 폐지

입력
2021.03.26 09:35
수정
2021.03.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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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지상파 방송사로서 책임감 느껴"

지난 22일 첫 방송된 드라마 '조선구마사' 한 장면. SBS 방송 캡처

지난 22일 첫 방송된 드라마 '조선구마사' 한 장면. SBS 방송 캡처

역사 왜곡과 지나친 중국식 소품 사용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결국 폐지된다. 판타지 사극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조기 종방하기는 방송사 초유의 일이다. SBS는 지난 24일 문제가 된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 검수를 위해 내주 예정된 방송을 결방한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에도 악화한 여론이 돌아서지 않고 광고주들의 잇따른 제작 지원 철회로 제작에 발목이 잡히자 폐지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SBS는 26일 입장문을 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전제작으로 이뤄진 '조선구마사'는 이날 기준 80%의 제작이 완료된 상태다. SBS는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했고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 방송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BS는 전날부터 드라마 폐지 절차를 밟고 있었다.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경수 PD는 직접 출연 배우들에 연락해 드라마 제작 중단을 알렸다. '조선구마사'에 출연중인 A 배우 관계자는 본보에 "제작진으로부터 드라마가 종방할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에릭이 촬영 중 부상을 입어 2006년 MBC 드라마 '늑대'가 4회 만에 막을 내리기는 했지만, 역사 왜곡 논란으로 드라마가 조기 종방한 사례는 없어 방송 관계자들도 깜짝 놀란 분위기다.

한 방송 관계자는 "'조선구마사'가 한 주 방송을 쉰 뒤 작가 교체와 극 중 실존 인물 변경을 해 재정비 후 제작을 이어갈 줄 알았다"며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드라마 폐지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서역의 구마사제를 들여 악령이 깃든 '생시'를 물리치는 내용을 그렸다.

하지만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 ①태종(감우성)이 아버지인 태조의 환영을 보고 백성을 무참히 학살하고 ② 조선의 왕족인 충녕대군(장동윤)이 기생집에서 서역에서 온 구마사제(달시 파켓)에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 등 중국식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을 내보내 지나친 역사 왜곡논란에 불을 지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엔 전날 5,0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이 지난 24일 올라 이날 기준 18만여 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의했다.

방송사인 SBS와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는 드라마가 중국식 소품과 의상 사용, 실존 인물 왜곡 등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앞서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쉬 사그라지지 않았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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