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어떻게 될까, 전생은 존재할까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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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어떻게 될까, 전생은 존재할까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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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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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넷플릭스 '서바이빙 데스'

편집자주

극장 대신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작품을 김봉석 문화평론가와 윤이나 칼럼니스트가 번갈아가며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한국일보>에 연재됩니다.


'서바이빙 데스'는 임사 체험, 영혼의 메시지, 전생의 기억 등 영원한 미스터리를 탐색하는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제공


최근 '클럽하우스'를 잘 쓰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비슷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오로지 오디오로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특징. 오디오로 하는 채팅, 단톡방 같은 것이다. 가입해서 지인이나 유명인을 팔로우하면, 그들이 열거나 참가한 방의 목록을 볼 수 있다. 제목을 보고 듣기 원하는 방에 들어가고, 나도 이야기하고 싶으면 손을 드는 기능이 있다. 방을 운영하는 모더레이터가 의사를 확인하고 '스피커'로 올려주면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는 앱을 켜고, 방을 열어, 말을 하기만 하면 된다. 말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듣는 것만도 가능하다. 자신의 이야기나 재능을 알리고 싶은 사람, 특정 주제와 소재를 좋아하는 이들과 잡담을 나누고 싶은 사람, 팬들과 만나는 장으로 활용하는 유명인에게는 유용할 것이다. 자신의 미디어로 활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클럽하우스의 장점은 비용이 거의 안 들어간다는 점이다.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하기 위해서는 녹음하고, 편집하는 등 비용이 발생한다. 클럽하우스는 자신의 시간만 할애하면 된다.

나도 몇 개의 방을 만들어봤다. 음모론, 좀비, 괴담 등등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금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는 주제들이었다. 음모론은 대중의 관심이 좀 있지만 다루는 영역이 워낙 광대하고 중구난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문에 그림자 정부(딥 스테이트)와 코로나19 사태를 예언했다는 비밀결사 '일루미나티' 등의 주제는 관심이 많지만 오컬트, 초고대 문명 등 신비주의나 초과학 등으로 가면 점점 줄어든다.


사후세계를 다룬 '서바이빙 데스'는 지금 이곳의 나와는 다른 무엇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히 흥미로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음모론 두 번째 이슈로 '전생'을 했다. 이전의 삶(前生)과 돌고 도는 삶(轉生)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스피커로 올라온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유튜브의 최면 유도 영상을 보며 전생을 만났다는 이도 있고, 전생을 본다는 사람에게 자신의 전생을 들었다는 이도 있었다. 책이나 방송에서 누군가의 전생 이야기를 들을 때처럼 신기했다. 전생의 어떤 사건이나 업이 지금의 생에 영향을 끼치거나 좌우한다는 말을 들으면 드라마틱한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다. 하지만 나는 전생을 본 적이 없다. 유튜브에서 아무리 전생 유도 영상을 들어도 오히려 정신이 말끔해진다.

나는 한 번도 유령을 본 적이 없고, 가위에 눌린 적도 없다. 소위 '영적 감수성'이 희박한 인간이다. 그래서 신비한 이야기에 더 끌리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경험하지 못한, 내가 모르는 다른 세계가 궁금하니까. 누군가의 신비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합리적으로 따져본다. 대부분의 이야기나 증거는 가짜다. 100개의 팩트가 있으면 95, 96개는 가짜이고 2, 3개는 실수나 착각이고 1개 정도가 모호하다. 수많은 가짜를 확인하면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을 가지고 이리저리 들여다본다. 설명되지 않는, 증명되지 않는 하나의 진실이 무엇인지 추측하고, 논리를 만들어본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도저히 알 수 없다. 설명되지 않는 무엇인가는 늘 있기 마련이다. 알지 못하는, 지금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SF, 판타지, 호러 장르에 끌리는 이유도 비슷할 수 있다. 지금 이곳의 나와는 다른 무엇을 보고 싶어서.


'서바이빙 데스'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죽음에 이르렀다가 다시 살아난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의 다큐 '서바이빙 데스'도 같은 이유로 보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세계의 너머를 보고 싶어서. '서바이빙 데스'는 의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죽은 이후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가는 다큐멘터리다. 임사체험, 영매, 사자의 신호, 망자를 보다, 환생. 5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임사체험'은 죽기 직전, 혹은 의학적으로 이미 죽었다고 판정되었다가 회복된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후의 경험을 들려준다. 대체로 비슷하다. 따뜻하고 밝은 빛을 보고, 이미 죽은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직 때가 아니라는 말을 듣거나 등등. 그러나 가사 상태에서 느끼는 일종의 환각이라는 주장이 현재 과학적 설명이다.

1999년, 한 척추외과 의사가 칠레에서 사고를 당한 경험이 나온다. 카약을 타다가 폭포 아래로 떠내려간 그는 물속에 30분 동안 잠겨 있었다. 병원으로 실려 갔을 때, 누구나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뇌 손상 없이 지금도 계속 의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사후의 세계에 갔다고 믿고 있다. 아직 어린아이였던 아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예언은 사실이 되었다. 그는 환각이 아니라 실제의 경험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에 무당이 있다면 서양에는 영매가 있다. '서바이빙 데스'는 죽은 이와 소통한다는 영매를 통해 죽은 가족의 영혼과 만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영매'편에서는 죽은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이들이 나온다. 1882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심령 연구 협회'가 만들어졌다. 죽은 자를 부르는 교령회에는 퀴리 부부, 아서 코넌 도일, 샤를 리셰, 마크 트웨인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와 소설가, 심리학자 등이 참여했다. 근대 이전까지 죽은 자와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게 된 후에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심령 연구 협회'는 텔레파시, 예지능력, 영매 등을 연구하며 종교와 과학의 결합을 시도했다. 여전히 잘되지는 않지만.

'서바이빙 데스'에는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믿거나 말거나. 임사체험과 영매를 비롯한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고 연구하는 이들은 세간의 회의와 조롱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구체적인 사안을 대할 때에 최대한 회의적인 시선으로 출발한다. 아버지가 죽은 후 영매를 찾아간 남자가 있다. 제삼자가 절대로 알 수 없는 아버지의 어떤 사실을 말해준다면 믿을 수 있다. 그는 영매를 찾아다니며 확인을 한다. 아버지와 자신에 대해서 인터넷과 SNS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이외에 영매는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까. 하지만 쉽게 만나지 못한다.

어쩌면 아직 우리가 알 수 없는 과학적인 원인으로 생겨나는 것일 수도 있다. 갑자기 날아들어 친숙하게 대하는 새를 보고 아이의 환생이나 영이 깃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이의 영혼이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고, 고통을 치유하기 위하여 스스로 만들어내는 어떤 작용일 수 있다. 강렬하게 무엇인가를 원하면 정말 이루어지는 어떤 것. 과학이 아직은 설명하지 못하지만, 인간의 능력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일 수 있다.


'서바이빙 데스'는 불가해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만나 초과학의 더 넓고 심오한 세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넷플릭스 제공


환생의 경우는 더 복잡하다. 전생을 기억하는 경우는 보통 7세 이하다. 어릴 때는 상세한 기억을 가지고 있어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지워진다. 아이가 전생의 기억을 이야기하면, 부모들은 보통 지어낸 이야기라고 믿는다. 점차 의심이 생겨 구체적인 이름과 장소 등을 추적하다 보면 아이가 전혀 알 수 없는 지식을 가진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아이가 다른 이름과 그의 엄마 이름을 정확하게 말하고, 8개월에 죽었다고 말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뉴욕에서 같은 이름의 아이가 살해당한 사건이 있다. 엄마 이름도 같다. 유난히 비행기를 좋아하는 여섯 살의 아이가 태평양에서 전사한 파일럿의 이야기를 한다. 구축함의 이름과 추락한 섬의 이름도 알고 있다. 네이팜탄을 만드는 방법도 알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할까.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과학적 논리로 모든 것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아직 우주도, 인간도 모두 알지는 못한다. 언젠가 다른 원리와 미지의 세계가 밝혀질 수도 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이 때로 마법처럼 보이는 것처럼, 지금은 초과학이고 초현실이지만 언젠가는 과학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때가 오기 전에는 그럴듯한 이야기로서 흥미롭고, 우리의 현재 삶을 다양하게 비쳐보는 거울로서 활용할 수 있다. 아직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김봉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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