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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러운 오세훈과 맞붙는 민주당, '집토끼 단속'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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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러운 오세훈과 맞붙는 민주당, '집토끼 단속' 나섰다

입력
2021.03.24 0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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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여권 단일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여권 단일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23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는 장면을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의 표정은 복잡미묘했다. 단일화를 통한 야권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에 따른 지지율 상승)는 마무리됐지만, 상대하기 껄끄러운 오 후보가 본선 상대로 확정된 탓이다.

민주당 “안철수와 맞붙고 싶었는데”

민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는 오 후보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럽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탄탄한 조직을 갖춘 제1 야당 후보, 서울시장을 연임한 경험, 나경원·안철수 후보를 차례로 꺾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다. 만약 안 대표로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국민의당이 선거를 주도하면서 국민의힘과의 화학적 결합에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대진표가 오 후보로 결정되면서 '야권 분열'이라는 어부지리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중도+보수' 결합 막아라

민주당은 단일화 발표 후 오 후보를 겨냥해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거짓말쟁이' '셀프 탄핵했던 서울시장' 등의 표현으로 거칠게 몰아붙였다. 경선 승리에 따른 오 후보의 상승세를 조기에 누르겠다는 의도에서다. 민주당은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오 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곡동 땅 의혹 관련 오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 자료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단일화를 통한 중도층과 보수진영의 결합을 막고 네거티브 공세로 집토끼를 단속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주요 전략이다. 통상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만큼 진영 결집으로 승산을 높이겠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가 "아는 분께 전화를 걸어 투표에 참가하자고 간절하게 말씀드리는 운동을 벌여 달라"고 공개 주문한 배경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이대로 가다간 선거에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찬밥, 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다.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일 대 일' 구도로 태세 전환

야권이 더 이상 단일화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없고 전선이 명확해진 점은 그나마 호재로 볼 수 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즉시 오 후보와의 '일 대 일 구도 굳히기'에 들어갔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선에서 오 후보와 맞붙는 것에 대해 "서울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열세 상황에 대해 "서울시민을 믿는다. 서울시민은 가장 성실하게 서울의 미래를 서울시민과 공감할 사람이 누구인가 마음속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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