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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누가 웃나...전화 받는 3200명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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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누가 웃나...전화 받는 3200명이 결정한다

입력
2021.03.22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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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승자가 누가 될지는 22~23일 여론조사를 거쳐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 판가름난다. 뉴스1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승자가 누가 될지는 22~23일 여론조사를 거쳐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 판가름난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 주사위가 던져졌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일 단일 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범보수·반(反) 문재인 간판'을 달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을 최후의 1인은 22, 23일 여론조사를 거쳐 23일 혹은 24일 발표된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단일화 방식: 휴대전화 100%, 경쟁력ㆍ적합도 반반씩

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을 방문,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을 방문,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간의 실무 협상 끝에 오 후보와 안 후보가 합의한 여론조사 방식은 이렇다. ①유선 전화(집전화)는 넣지 않고, 무선 전화(휴대전화·중앙선관위 안심번호 기반) 응답자만 100% 조사한다. ②응답자는 총 3,200명으로 하고, 1,600명에겐 서울시장 적합도를, 다른 1,600명에겐 본선 경쟁력을 묻는다. ③여론조사 전문 업체 2곳에서 전화 면접 조사를 동시에 수행해 결과를 합산한다.

양측은 공정성 시비를 이유로 여론조사 대상자들에게 물을 설문 문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세훈' '안철수'만 묻는 대신 소속 정당 이름(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을 표기하고, 문항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언급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오 후보는 ‘유선 전화를 일부 포함하고 서울시장 적합도를 묻는 방식’을 요구했다. 낮 시간에 집전화를 받는 사람은 보수적인 노년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재선 서울시장을 지낸 경력상 적합도에서 유리하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었다.

안 후보는 ‘유선 전화를 일절 배제하고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을 주장해왔다. 젊은층과 중도층에서 자신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은 단일화 무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조금씩 물러섰다. 오 후보는 유선전화를 포기했고, 안 후보는 적합도 조사를 받아들였다.


유불리는? 유선전화 포기한 오세훈이 '조금' 더 양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아 조합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아 조합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선 오 후보가 조금 더 양보했다고 평가한다. 김지연 케이스탯리서치 대표는 “유선전화 조사를 해 보면,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 정도에서 보수적인 성향의 답변이 나온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중도'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보수층이 그를 '보수 적통'으로 여기고 지지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

경쟁력과 적합도 문제는 유불리를 당장 따지기 어렵다. 21일 공개된 KBS·MBC·SBS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적합도 양자 조사에선 오 후보가 34.4%, 안 후보가 34.3%였고, 경쟁력 양자 조사에선 오 후보가 39.0%, 안 후보가 37.3%였다. 오차범위(±3.1%) 안에서 두 후보가 팽팽히 맞붙은 것이다. 적합도 조사는 오 후보에게, 경쟁력 조사는 안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어긋나는 결과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적합도 조사에선 자기 진영의 정체성이 강한 후보(오 후보)가, 경쟁력 조사에선 일반 유권자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후보(안 후보)가 유리한 것이 통설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방식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단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야권 단일화 관련 언론 보도가 쏟아지면서 시험 문제가 어떻게 출제될지 학생들이 다 아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됐다”라며 “누가 많이 양보한 것으로 인식되느냐처럼 룰 이외의 변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23일 오후 단일 후보 발표… 오ㆍ안 “지더라도 승복”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양측이 선정한 여론조사 업체들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여론조사를 시작한다. 야권 관계자는 “22일 목표 샘플이 다 채워지고 완료되면 23일에 발표를, 23일 오전까지 진행된다면 발표는 24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일화 방식 합의 직후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서울시장 선거운동 시작일인 25일엔 둘 중 한 명만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는 얘기다. 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단일 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부턴 한 캠프, 한 몸이 돼 서로 도우면서 함께 뛰는 선거를 치르고, 힘을 모아 서울시를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누가 단일 후보가 되든 서로 힘을 합쳐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약속했다. 한마음으로 여당과 경쟁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단일화 결과에 불복하는 후보는 보수 진영의 '배신자'로 낙인 찍히게 되는 만큼, 두 후보가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다.


김현빈 기자
원다라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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