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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은 농지 투기 장려하는 울타리" 시민단체들 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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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은 농지 투기 장려하는 울타리" 시민단체들 개정 촉구

입력
2021.03.17 21: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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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경자유전 원칙 실현해야"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 개소
참여연대 "솜방망이 처벌 투기 부추겨"


17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강당에서 경실련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4개 단체가 경자유전 원칙 확립을 위한 농지법 개정방향 및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 개소 발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17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강당에서 경실련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4개 단체가 경자유전 원칙 확립을 위한 농지법 개정방향 및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 개소 발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는 껍데기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땅의 문제, 농지법의 문제를 들여다 봐야 한다

권영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헌법과 농지법이 규정한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과는 거리가 먼 현행 농지법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LH 직원들 이외 다수의 외지인이 농지법을 악용해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삼은 정황이 추가로 확인된 만큼, 농지법을 허술하게 관리한 기관들에 대한 감사 및 농지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경실련 “경자유전 원칙 맞게 농지법 개정해야”

경실련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4개 단체는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경자유전 원칙 확립을 위한 농지법’ 개정 방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농지법이 농업을 위한 법이 아니라 오히려 농지를 투기대상이 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LH 사태를 계기로 농지가 온전히 농업생산 활동만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농지 취득 및 이용 규제에 관한 법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발표한 농지법 개정 방향은 헌법과 농지법에 적시된 ‘경자유전’ 원칙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론 △투기 방지를 위한 농지취득 관련 규정 강화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예외 규정 개정 △농지 소유 및 이용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을 담고 있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인 임영환 변호사는 “상속과 이농뿐 아니라 1,000㎡ 미만 농지를 취득하고 소유할 때도 예외 없이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 그 계획을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하고, 주말·체험 영농 목적으로 한 농지 취득 규정도 폐지해 ‘필지 쪼개기’를 통한 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를 개소해 모든 공직자 및 친인척, 지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부동산 투기실태 신고를 받기로 했다. 공직자에는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을 비롯해 국가공무원, 법관, 검사, 교육ㆍ경찰ㆍ소방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등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고센터를 개소하자마자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됐다”면서 “신고 내용과 법률 자문을 토대로 구체적 투기 사실이 확인될 경우 운영위원단과 회의를 통해 수사기관에 이첩 또는 고발 조치해 제보자에게 최종 처리 결과를 통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3기 신도시 지역, 농지법 위반 의혹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3기 신도시 지역, 농지법 위반 의혹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참여연대 “솜방망이 처벌이 투기 부추겨”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도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기 신도시 지역에서 LH 직원들 이외에 다수의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 31건을 발표했다. 유형별로 세분화하면 △농업 경영목적에 맞지 않는 토지거래가액 및 대출규모 △농지 소재지와 토지 소유자의 주소지 간 거리 격차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다수 공유자의 농지 매입 여부 △현장실사를 통해 농업경영이 이뤄지지 않는 농지 등으로 구분된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농지법을 허술하게 관리ㆍ감독한 기초지자체(시·구·읍·면)와 중앙정부(농림부), 광역지자체(경기도 등) 등에 대해서도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김남근 민변 개혁입법특위 위원장은 "농지를 보전해야 할 경기도와 광명·시흥시가 현장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LH 직원 이외 다수의 외지인이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사례를 근거로 현행 농지법의 결함을 꼬집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농지 투기는 LH 직원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면서 “솜방망이 처벌 탓에 현행 농지법이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법적 개선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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