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얀마는 최고의 이웃" "한국 응원에 감사"
미얀마 시민들, SNS에서 '한국어'로 호소 눈길
한국어 메시지에 진심과 감동 전해져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어'로 한국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 'Myanmar'와 'Korea' 혹은 '#Savemyanma' 등을 검색하면 "응원해줘서 감사하고 우리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하상(항상) 감사합니다. 미얀마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이 나중에 필요하면 도와줄게요" 등 한국어로 쓴 트윗 수십 건을 볼 수 있다.
한 한국인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연습장에 빼곡히 미얀마어로 '응원합니다 미얀마'를 적은 뒤 찍은 사진을 올렸고, 이를 본 한 미얀마인 역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한국' 이라며 트위터에 트윗을 올렸다.
또 한 명의 미얀마 시민은 유튜브 '미얀마소녀와한국청년(채널명)'에 '미얀마 국민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현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한국어 자막으로 밝혔는데 미얀마 국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로 '세계 각국에서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었고 특히 한국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도움을 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군부 쿠데타가 끝나면 한국과 미얀마 양국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에서는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하는 사진전이 열렸다. 하루 전날인 21일에는 광주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평화포럼이 '미얀마 민주주의 항쟁지지 광주선언문'을 발표했다.
인권 단체 등의 연대 말고도 일반 시민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미얀마의 민중가요 '어찌 잊으리'를 한국어로 번역한 유튜브 콘텐츠가 대표적이며, 부산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컵홀더 인증 사진이 미얀마 시민들에게 널리 퍼지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에서 미얀마의 봄날을 바라는 정부·단체·개인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미얀마 SNS 이용자들은 이런 사례들을 사진으로 한데 모아 자신의 SNS 게시글에 첨부하거나 유튜브 콘텐츠 등을 만들었다.
한편 미얀마 시민들은 앞서 한국어로 영상을 만들어 미얀마 시민들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었다. 1980년 전두환 군부의 쿠데타와 강제 진압 등으로 고통을 겪었던 광주의 시민들처럼 비슷한 아픈 역사를 겪은 한국이 각자의 자리에서 연대와 지지의 의사를 보여준 만큼 미얀마 시민은 이번 역시 한국어로 고마움과 함께 또 한 번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컵 홀더 응원 제안자 홍지영씨 "한국어로 메시지 받으니 뭉클"
이른바 '컵홀더 연대'를 실행했던 카페 홍지컴퍼니 홍지영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얀마 시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어 미안했는데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니 뭉클했다"고 말했다.
홍지영씨는 여러 매체를 통해 미얀마의 소식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이후 취미인 캘리그래피를 활용해 컵홀더에 미얀마의 민주화를 기원하는 문구를 적어 카페 손님에게 나눠줬다.
여러 손님들의 '손'이 보이도록 사진을 찍었는데, 미얀마 시민들에게 '한국의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뜻'이었다고 한다. 컵홀더 인증샷은 미얀마 이용자들이 여러 SNS 피드에 '#SaveMyanmar' 등의 해시태그로 서로 공유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홍씨는 많은 미얀마 시민들로부터 DM(인스타그램 메시지)을 받았고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대화했다고 한다. 한국어로 댓글이나 메시지를 받고 느낌이 어땠냐는 질문에 "그분들이(미얀마 시민) 번역기를 사용해서 문법에 안 맞을 때도 있었는데 그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려는 진심이나 배려가 느껴져서 더 감동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어로 메시지를 보낸 미얀마인 중에서 나이가 10·20대인 K-POP 팬들이 종종 있었는데 "한국에 관심이 많아 보였고, 한국어도 조금 배운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정의가 승리할 것이다", "(미얀마) 여러분의 노력이 결코 헛된 게 아닐 것이고, 혼자가 아니라 멀리서 응원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힘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과 연대의 뜻을 전했고 앞으로 유튜브나 엽서 등 여러 방향으로 미얀마 국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여전히 군경의 발포로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신에 따르면 14일 하루에만 38명이 사망했으며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1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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