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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자오 감독, '고국 비하' 논란....마블 '이터널스'로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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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자오 감독, '고국 비하' 논란....마블 '이터널스'로 불똥 튀나

입력
2021.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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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수상에 찬양하던 중국 여론
과거 인터뷰 때문에 '노매드랜드' 개봉도 불투명
자오 감독, 마동석 등 출연 '이터널스' 연출

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로이터 연합뉴스

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로이터 연합뉴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골든글로브상 극영화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노매드랜드'를 연출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국적은 중국이다. 그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1일만 해도, 자오 감독은 고국 중국에서도 '중국의 자랑'이라며 찬양을 받았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선 그를 "배신자" "이중적"이라고 지적하는 메시지가 늘어났다.

급기야 '노매드랜드'의 중국 개봉을 반대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중국의 양대 영화 예매 플랫폼인 타오퍄오퍄오(淘票票)와 먀오옌(猫眼)에서는 당초 4월 23일로 나와 있던 개봉일 정보가 아예 사라졌다.

버라이어티 등 미국 연예전문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오 감독이 비난의 대상이 된 건 서구권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두 건이 알려지면서다.

하나는 2013년 미국 잡지 '필름메이커'와의 인터뷰다. 이 인터뷰에서 14세에 중국을 떠나 영국 런던 유학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는 "내가 10대에 고국을 떠나던 시절 중국은 거짓말투성이였다"고 비판했다.

다른 하나는 3일 호주 온라인매체 'News.com.au'에 실린 비대면 인터뷰다. 이 매체는 자오 감독이 "미국은 이제 나의 나라"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해당 부분은 "미국은 내 나라가 아니다"라는 표현으로 수정됐다. 이 부분은 미국인이 아닌 '아웃사이더'로서 자신의 시각을 강조하는 부분이라 수정 후가 자연스럽다.

자오 감독은 논란 전부터 중국에서는 양어머니가 유명 배우 쑹단단(宋丹丹)이라는 점 때문에 유명했다. 그는 런던을 거쳐 뉴욕에서 영화를 배웠고, 2015년작 '내 형제가 가르쳐준 노래'와 2017년작 '로데오 카우보이(원제 The Rider)' 등이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애당초 자오 감독의 골든글로브 수상작 '노매드랜드'는 사실상 미국 영화나 마찬가지고 중국과 별 연관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개봉하더라도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자오 감독이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연출도 맡았다는 것. 마블 영화가 통상 중국에서도 상당한 수입을 거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논란은 흥행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터널스'는 할리우드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출연으로 유명한 리처드 매든, 그리고 한국 배우 마동석 등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물론 중국 내에서도 자오 감독을 비난하는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로 영화를 즐겨보는 팬들 중심으로 "영화는 보지 않은 채 몇몇 발언이나 사생활만 보고 비난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평소 국수주의 성향으로 잘 알려진 관영매체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자오 감독이 과거 발언 때문에 비판받을 수 있지만 영화 개봉마저 막을 필요는 없다"면서 "중국은 갈등과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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