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라탄 "운동선수의 정치적 발언은 실수"
르브론 제임스 "잘못된 일에 침묵 않을 것"
농구와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경기장 밖에서 설전을 벌여 이목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미국의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37·LA레이커스)와 스웨덴 축구의 전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AC밀란)가 운동선수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을 놓고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는 26일 LA레이커스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잘못된 일에 대해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등, 사회적 부당함, 인종차별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계속 조명할 것이며, 내 목소리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기 때문에 스포츠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제임스가 이같은 발언을 쏟아낸 건 전날 이브라히모비치가 유럽축구연맹(UEFA) 및 TV채널 디스커버리 플러스와 한 인터뷰 내용 때문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포츠 스타의 정치활동을 비판하면서 "스포츠 스타들이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임스를 거론하며 "르브론 제임스를 매우 좋아하며, 그는 놀라운 선수다"면서 "하지만 나는 스포츠 스타들의 정치적 행동주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누구나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며 "나는 축구를 잘하기 때문에 축구를 한다. 내가 정치인이었다면 정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임스는 이브라히모비치가 불과 3년 전 인종차별에 대해 말했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에 반박했다.
실제로 이브라히모비치는 2018년 프랑스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내 이름에서 성이 안데르손 같은 전통적인 스웨덴 성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며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이에 제임스는 인종차별 비판 발언을 했던 이브라히모비치가 정치적인 견해를 말하지 말라고 하자 발끈한 셈이다. 제임스는 평소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견해에 대해 가감없이 말하는 스포츠 스타다.
그는 지난해 5월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시작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해왔다.
제임스는 당시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 전 무릎을 끓는 선수들을 향해 "용납할 수 없다"면서 경기를 보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 본다고 해서 농구계가 슬퍼할 것 같지 않다"며 응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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