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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미사일전쟁, 미래전쟁의 예고편일까

입력
2021.02.25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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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이석수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2018 년 3 월 25 일 사우디 아라비아를 겨냥한 후티 반군의 탄도 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2018 년 3 월 25 일 사우디 아라비아를 겨냥한 후티 반군의 탄도 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이안 윌리엄스가 언급했듯이 '미사일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 전장에서 미사일 무기체계의 효율성이 입증되면서 각국은 미사일 군비경쟁에 돌입했다. 북한도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전략군 예하에 13개 미사일여단을 편성하고 있다.

미사일은 현재 진행 중인 예멘전쟁에서 그 위력을 여실히 발휘하고 있다. 미사일 공격이 전쟁의 양상을 주도할 정도다. 예멘전쟁이 미사일 전쟁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예멘전쟁은 애초에 후티 반군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하디 정부 간 내전이었지만 주변국가들이 개입함으로써 지역패권경쟁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이란은 후티반군 세력을 지원하고,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합은 하디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아랍연합의 적극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후티 반군이 선전하는 이유는 강력한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연합의 현대화된 재래식 군사력에 열세인 후티 반군은 미사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후티 반군은 옛 살레 정부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노획하고, 이후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완제품과 부품을 제공받았다. 전쟁 초기에는 주로 스커드 미사일과 SS-21 토치카 등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후티 진영은 더욱 다양해진 미사일로 아랍연합을 공격했다. 2016년부터 △스커드-C형인 부르칸-2 △스커드-C의 사거리 연장형인 부르칸-2H 등으로 아랍연합의 주요 표적을 타격했다. 주로 사거리가 1000㎞인 부르칸-2H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지역을 공격했다. 후티 반군의 다양한 탄도 및 순항미사일이 아랍연합의 핵심 군사시설, 군부요인, 기간산업시설 등과 인구밀집지역을 표적으로 삼았다.

후티 반군은 아랍연합의 함정에 대해서도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해안에서 C-801, C-802 등 대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티 반군은 대전차미사일 및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과 같은 소형무기를 활용해서 브래들리 장갑차, M1에이브람스 전차 등을 동원한 아랍연합과 지상전에서 선전할 수 있었다. 드론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압박하고 회피하는 역할을 했다. 2017년부터 후티 반군은 패트리어트 포대를 직접 공격하고 지상공격용 순항미사일의 대용으로 드론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후티 측의 드론은 아랍연합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약화시켜 미사일의 효율성을 높였다.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활용한 후티 진영의 복합적 공격이 아랍연합의 미사일 방어를 어렵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패트리어트 요격체계(PAC-2, PAC-3)를 적극 활용했다. 미사일 방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연합은 후티 반군의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과 이란 미사일의 이전을 막기 위해 해상차단의 노력도 병행했다. 아랍연합이 후티 반군의 미사일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예멘 미사일 전쟁은 미래 전쟁에 대한 주요한 전략적·전술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미래전장에서 미사일 공격의 효율성이다. 정확성, 속도, 사정거리, 파괴력 등 성능이 향상된 미사일과 드론이 미래전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미사일 방어체계의 불완전성이다. 특히 각국의 미사일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방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수 있다. 미래에 미사일 공격과 방어능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위협이 고조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완화하고 제거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의 필요조건이다.

이석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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