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책사회부 기자들이 쓴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성소수자, 미혼모…. 사회적 소수자에 관한 담론이 형성될 때 차별과 편견의 피해 당사자로 흔히 떠올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더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심지어 스스로를 소수자라고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고도비만인, 채식주의자, 입양 가족, 검정고시인, 탈모인, 왼손잡이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한국일보 정책사회부 기자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소수자’에 더해 '잘 알려지지 않은 소수자’들까지 만났다. 책은 동시대를 사는 소수자들의 종합 보고서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는 없지만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이들이 꽤 많다. 그중 하나는 난독증이다. 난독증을 가진 이들은 다른 사람과 같은 방법으로 사물을 보지만 음운 체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뿐이다. 색각이상도 마찬가지다. 색각이상은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질환으로 간주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색을 보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소수자의 범주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해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에는 조손 가족이 사회문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다른 세대 유형과 비교해 조손 가족은 고령이 대부분인 조부모의 특성상 질병으로 신음하는 비율이 높다. 소수자 내 다양성과 차별 문제도 주목할 만하다. 장애인복지법을 살펴보면 장애인 복지 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사이에도 불공평한 처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수자의 가족 역시 소수자의 삶을 사는 존재다. 가족 중 발달장애 아동이 있으면 비장애 형제자매가 상대적으로 방치될 위험이 있고, 전과자의 가족은 당사자보다 더욱 혹독한 죗값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다 보면 결국 "누구나 어떤 맥락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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