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동진 외무장관, 전사 버금가는 사명 강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외교관은 총 없는 전사"라는 고(故) 박동진 외무부 장관의 조언을 인용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첫 출근한 정 장관은 취임사에서 "39대 외교부 장관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여러분처럼 제게도 외교부 초년 시절 외교관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해 주신 선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냉전의 한가운데서 우리 외교를 진두지휘하고 한미동맹의 초석을 설계하신 고 박동진 장관께서는 '외교관은 총 없는 전사'라는 말씀을 자주 했다"면서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위하는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로 전쟁에 뛰어든 전사에 버금가는 사명 의식을 강조하고자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배들은 국익을 치열하게 다투는 외교 현장에서 한시도 긴장의 끝을 놓지 않으며 한국 외교의 기반을 한층 한층 쌓았다"면서 "그 결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박동진 전 장관은 4년 9개월 간 재직한 최장수 외교장관이라는 기록을 가진 인물이다. 박정희 정권 당시인 1975년 외무부 장관에 발탁돼 신군부 정권 탄생 전까지 다소 불편했던 한미관계를 관리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정 장관은 "지금 우리 외교가 처한 상황은 어렵다. 국제정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현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비핵화 외교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여러분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외교적 도전을 헤쳐 나가고자 한다"면서 "책임감을 갖고 우리 외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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