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이후 11년 만에 눈보라 엄습
철도 운행 전면 중단... 공항 등 교통 영향
시민 반색, 총리 "운하 얼면 스케이트 허용"
서유럽 네덜란드에 눈폭탄이 덮쳤다. 비교적 따뜻한 해양성 기후 지역인 네덜란드에 눈보라가 엄습한 것은 2010년 1월 이후 11년 만이다. 육상 교통이 마비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가 문을 닫았지만 되레 네덜란드 시민들은 간만에 마주한 강추위에 반색하고 있다.
네덜란드 공영 NOS 방송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전국 대부분 지역에 5~10㎝ 눈이 내렸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30㎝ 넘는 강설량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폭설로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한동안 폐쇄됐고 열차 운행도 모두 중단됐다. 헤이그에서는 트램 탈선 사고도 발생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관문 격인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선 항공편 수십 건이 지연되거나 취소됐고 남부 에인트호번공항은 운영을 일시 중지했다. 폭설로 코로나19 검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하루동안 전국의 코로나19 검사센터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영하권의 날씨에 더해 강풍까지 불면서 체감기온은 영하 11도에 이른다고 현지 더치뉴스는 전했다. 눈폭탄과 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네덜란드 기상청은 8일 오전까지 네이메헌 지역 등에 최대 25㎝ 추가 강설과 최대풍속 시속 90㎞ 강풍이 예상된다며 ‘코드 레드’ 경보를 발령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초등학생 등교 재개는 대부분 지역에서 취소됐다.
하지만 당국의 걱정과 달리 네덜란드 시민들은 눈과 추위를 반기고 있다. 프리슬란트주(州)의 얼어붙은 강과 운하를 통해 도시 11개를 일주하는 200㎞ 구간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인 ‘엘프스테덴토흐트’ 개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엘프스테덴토흐트는 1997년 1월 마지막으로 열렸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운하가 얼면 스케이팅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의료기관이 이미 (코로나19 환자로)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부상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이번 눈폭탄은 인접국인 독일과 영국에도 영향을 줬다고 영국 스카이뉴스는 보도했다. 독일 철도운영기관 도이치반(DB)은 일부 장거리 국내선 운행을 중단했다. 베를린과 하노버 등 주요 대도시의 기온도 영하 7도까지 떨어졌다. 독일 기상당국은 최대 40㎝ 폭설을 예보했다. 영국 BBC방송은 영국 동부 2개 주에서는 기상 탓에 코로나19 검사센터를 폐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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