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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시장경제 수호 위한 기업들의 핵심전략

입력
2021.02.05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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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SK그룹이 프로야구단을 갑자기 매각하면서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다. 프로 스포츠보다 비인기 종목 스포츠단을 지원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더 어울린다는 관점에서 선택한 결정이란 것이다. 그래서 SK가 최근 강조하는 ESG 경영원칙이 다시 부각되었다.

단지 SK만이 아니라 많은 대기업들이 올해 들어 ESG 경영을 부쩍 강조하고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ESG는 풀어보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사회적 책임을 중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2000년 이후 새로운 밀레니엄을 여는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유엔과 국제기구들 그리고 자본시장의 큰손들인 국가와 공공 기금투자자들이 주창해 온 원칙이기도 하다.

ESG 운동은 세계화 과정에서 나타난 환경파괴, 기업들의 전횡, 부정부패 등으로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세계적 금융위기와 급격한 디지털 기술혁신을 거치면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바쁜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들이 다소 외면하다 최근 들어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복귀한 미국 바이든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기후변화가 인류사회에 가져다주는 피해가 극심해지면서 여러 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더 이상 피해가기 어려운 규범이 되었기 때문이다.

환경 외에 사회와 지배구조 이슈는 왜 중요해졌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미국의 트럼피즘(trumpism)의 등장, 유럽의 포퓰리즘 득세 그리고 코로나 19 이후에 더 극심해진 불평등으로 시장경쟁에서 이긴 기업들이 결국 애국자라는 세계화의 주술적 장치가 여지없이 파괴되고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세계화의 등 뒤에 숨어서 불평등과 부정부패의 확산에 책임이 없거나 생존하기 위해 대세에 추종했다는 면책을 얻기 어려워졌다. 국가 제도나 정부 역할도 취약해져 국민들과 기업들 간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정할 능력이 떨어지거나 때로는 과잉 통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제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해야 하고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하고 나아가 시장 경제가 파국을 맞기 전에 이를 수선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 시장 경제가 취약해졌기에 보이지 않는 손에만 기대기는 어렵다. 보이는 손이 개입해야 하는데 이전에는 보이는 손은 정부의 역할에만 그쳤다. 정부의 규제와 개입은 앞으로도 시장경색과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 강해질 것이다. 재난 자본주의라 불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은 정부나 국가의 통제와 개입을 더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도 결코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보이는 손에 기업들의 역할도 들어와야 한다.

애스모글루와 로빈슨은 최근 그들의 공저 ‘좁은 회랑’을 통해 약한 국가도 국민들의 자유를 지켜주지 못하지만 강해진 국가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건강한 사회의 역할이 없다면 국가 전횡으로부터 자유를 지킬 수 없다는 점을 통찰력 있게 제시했다.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선 기업들이 자정 능력을 키워 환경을 수호하고 사회와 소통하고 투명한 자본주의를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ESG는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기업들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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