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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피자 이유 있는 '배달 독립'… "수수료 0원·충성고객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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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피자 이유 있는 '배달 독립'… "수수료 0원·충성고객 확보"

입력
2021.02.02 16:48
수정
2021.02.02 18:5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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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앱 새단장하고 메뉴 무료 증정 이벤트도
배민 등 주문 중개 수수료 없고 주문 데이터 확보
"마케팅 효율·브랜드 강화 위해 자체 앱 키워야"

서울 중구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배달 대행 업체 직원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배달 대행 업체 직원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 달에 5번, 1년에 35곳.'

국내 음식 배달 중개 애플리케이션(앱) 1위인 배달의민족에서 지난 1년 동안 이용자 1명의 평균 주문 횟수와 이용한 가게 숫자다. 배달 앱 2위 요기요까지 포함한 작년 결제 금액은 12조2,000억원(와이즈앱 기준)에 달한다. 23조원으로 추정되는 전체 음식 배달(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절반 이상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쏠림 현상이 격화될수록 속을 끓이는 건 자체 앱을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다. 주문과 배달이 가능한 자사 앱이 있는데도 중개 앱을 쓰는 소비 패턴이 지속되면 중개 몫으로 떼줘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커질뿐더러, 주문 데이터가 중개 앱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어떤 고객이 무슨 메뉴를 좋아하는지 분석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치킨, 피자 등 외식업계가 자체 앱 투자를 늘리며 '배달 독립' 움직임에 나서는 배경이다.

"더 싸고 편한 우리 앱 쓰세요"

교촌에프앤비는 2일 새 '교촌치킨' 앱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더 알뜰하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멤버십 포인트, 모바일 쿠폰 등을 첫 화면에 배치했고, 기존에는 이벤트에만 쓸 수 있었던 포인트를 치킨 구매 시 결제금에서 차감되도록 변경했다. 신규 가입자에겐 1,000원 쿠폰도 발급된다.

2일 출시된 새 '교촌치킨' 앱. 첫 화면에서 포인트, 쿠폰 등 확인이 쉬워졌고 주문 메뉴에선 추천메뉴가 표시되는 등 편의성이 개선됐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2일 출시된 새 '교촌치킨' 앱. 첫 화면에서 포인트, 쿠폰 등 확인이 쉬워졌고 주문 메뉴에선 추천메뉴가 표시되는 등 편의성이 개선됐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BBQ 역시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체 앱 강화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앱 신규 가입자에게 치킨 1조각 등 무료 증정 행사를 연 바 있다. 롯데GRS는 롯데잇츠 앱으로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 브랜드 통합 주문과 적립 혜택을 제공 중이다. 자체 앱과 홈페이지에서 주문과 배달을 이용할 수 있는 도미노피자는 '요리 중' '배달 출발' 등 실시간 현황을 표시해 편의성을 높였다.

자체 앱 활성화는 수수료 등 비용 절감과 충성고객 확보가 핵심이다. 주문 중개 앱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보통 결제금의 7~15%를 중개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고 음식을 갖다주는 배달대행사에도 건당 3,000~4,000원을 내야 한다. 자체 앱에선 중개 수수료가 없고 배달비 역시 프랜차이즈 본사 협상력으로 더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더불어 자체 앱 이용자는 장기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주문 데이터도 본사가 직접 관리하게 된다. 연령, 지역별 반응이 좋을 만한 이벤트를 여는 등 마케팅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교촌 역시 새 앱에 △웰컴 △VIP △킹 등 구매 횟수에 따른 멤버십 등급제를 적용했다. 등급이 높을수록 포인트를 더 적립해 주고 할인 쿠폰을 많이 지급해 충성고객을 늘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롯데잇츠(왼쪽)와 도미노피자 앱 이용 화면. 브랜드에 상관 없이 포인트가 적립되고 집 주면 매장의 행사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앱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 앱장터 캡처

롯데잇츠(왼쪽)와 도미노피자 앱 이용 화면. 브랜드에 상관 없이 포인트가 적립되고 집 주면 매장의 행사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앱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 앱장터 캡처


교촌이 아마존에 달려간 이유

문제는 예쁜 디자인과 할인만으로 소비자를 앱에 잡아둘 수 없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운용 능력이 받쳐줘야 한다. 구글 앱장터에서 롯데잇츠나 도미노피자 앱에 대한 평가는 최근까지도 장애와 오류에 대한 불만이 대다수다. 두 앱 하루 접속자는 2만~3만명 수준(모바일인덱스 집계)이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505만여명이 접속했다.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16년부터 배달의민족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관하는 작업을 했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자체 서버 대비 데이터 처리 능력이 높아 안정적 운영에 용이하고 장애가 생겨도 빠르게 복구되는 탄력적이고 유연한 환경이 구현되기 때문이다.

교촌도 이번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도입을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자체 서버를 써 수용 가능한 접속자에 대한 일종의 '커트라인'이 있었다.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무제한에 가깝게 확장한 셈이다. 교촌 관계자는 "트래픽 관리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 앱 사용자들이 증가해도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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