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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 건너서..." 日 고교야구대회서 '한국어 교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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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 건너서..." 日 고교야구대회서 '한국어 교가' 울려 퍼진다

입력
2021.02.01 17: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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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가 뿌리' 교토국제고 첫 전국대회 진출
NHK 생중계서 '동해 바다'로 시작되는 교가 흘러
우익 공격에도 "한국어 교가 못 부르면 의미 퇴색"

일본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다. 교토한국학교를 뿌리로 둔 이 학교는 올 봄 외국계 학교로는 처음으로 선발고교야구대회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 제공

일본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다. 교토한국학교를 뿌리로 둔 이 학교는 올 봄 외국계 학교로는 처음으로 선발고교야구대회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 제공


재일민족학교를 뿌리로 둔 일본 교토국제고가 외국계 학교 최초로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에 진출했다. 오는 3월 NHK를 통해 일본 전국 생중계되는 대회에서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지게 돼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박경수(61) 교토국제고 교장은 1일 한국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본 학교들에 비해 야구부 경력은 짧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연마한 결실을 맺었다"며 전국 무대 출전의 의미를 전했다. 일본고교야구연맹과 마이니치신문이 주최하는 봄 고시엔 대회는 3월 19일부터 효고현 소재 한신고시엔 구장에서 열린다.

1999년 교토한국학교 시절 창단된 야구부는 그 해 첫 출전한 지역대회에서 0-34로 대패하는 등 전국 무대 진출은 꿈꾸기 어려웠다. 교포 자녀만으로 야구단과 학교 유지가 어렵기도 했으나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아 2004년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꾸면서 일본인 학생들도 받아들여 실력을 키워왔다. 2016년 지역대회 4강, 2019년 춘계 지역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지역의 야구 명문으로 부상했다. 졸업생 중 8명이 한일 프로야구에서 활약했고 현역으로는 두산베어스 신성현 선수 등이 있다.

다만 '동해'로 시작하는 교가로 인해 우익의 표적이 되곤 했다. 정부 인가를 받은 학교가 '일본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 홈페이지나 트위터에 시비를 걸기 때문이다. 박 교장은 "70여년을 이어온 한국어 교가를 부르지 못하면 전국대회에 진출하는 의미가 퇴색된다"며 "한국 출신은 물론 일본인 학생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교가에는 한일이 오래 전부터 교류했으며 선조들이 일본에 건너와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를 담았다. 재학생 131명 가운데 일본인 학생은 93명으로 한국계 학생 37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박 교장은 "K팝 등을 좋아해 진학하는 일본 학생들이 많다"며 "이들이 양국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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