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생활치료센터, 전화로 일방 채용 취소
지원자 “봉사 진심까지 무시”
도 “백신센터에 우선 채용” 해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 생활치료센터에 간호사 필요 없으니, 출근 안 하셔도 됩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치료시설인 제주생활치료센터에서 간호사로 4개월간 근무하기로 한 A씨는 출근 이틀 전인 지난 11일 제주도청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채용 취소를 통보 받았다. A씨는 생업까지 뒤로 한 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책임하게 전화 한 통으로 채용 취소를 통보하는 도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A씨는 제주도청 누리집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게시판에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성 글을 올렸다.
A씨는 “4개월간 생활치료센터에서 숙식하며 나오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가족과 직장에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자질구레 한 일들도 인수인계하는 등 주변 정리를 모두 마무리한 상황이었다”며 “(채용)계약 체결에 필요한 서류는 다 받아서 진행해 놓고 해지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내는 건 어떤 정책인지, 제가 마음먹고 봉사해 보겠다고 다짐했던 진심까지 완전 묵사발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일을 이렇게 밖에 처리를 하지 못하는 것인지 꼭 해명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는 앞서 지난해 12월 초 도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격리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자 서귀포시 혁신도시 내 국세공무원교육원 건물에 경증·무증상 확진자들을 전담해 치료하는 200명 규모의 제주생활치료센터를 개설해 같은달 3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도는 또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할 간호사를 4개월 단기계약직으로 고용하기 위한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이어 타 지역 지원자 2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채용키로 하고, 이들에게 지난 13일부터 출근하도록 안내했다. 하지만 도는 이달 들어 도내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자, 출근 이틀 전인 지난 11일 이들에 대해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임태봉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통제관(보건복지여성국장)은 26일 간호사 채용 취소와 관련해 “지난해 생활치료센터 가동을 준비할 당시에는 확진자가 폭증하던 상황이어서, 긴급하게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지난 8일 이후 확진자 수가 크게 줄고 병상이 여유가 생기면서 생활센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돼 채용계획도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화를 통해 (채용 예정자) 8명에게 상황을 안내를 했고, 선별진료소 등의 근무를 제안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운영될 백신예방접종센터의 경우 근무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접종센터가 개소하면 우선 채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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