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5년까지 대기질 통제체계 구축
산업오염 시설 폐쇄... 지침 어기면 처벌도?
하노이·호찌민 대기오염 각각 세계 1·5위
최악의 대기질로 악명 높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에 2025년까지 대기오염 통제 시스템이 구축된다. 지금까지 성장 우선 기조를 유지했지만 대기오염과 관련한 경제적 피해와 인명 손실이 눈두덩이처럼 불어나자 베트남 정부가 부랴부랴 규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1일 하노이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최근 열린 환경오염 대책회의에서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대기질을 통제하고 경고 및 예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푹 총리는 “각 지역 당국은 산업시설과 운송차량, 건설 현장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 검사를 즉시 실시하라”면서 “법원도 단속된 환경오염 시설에 폐쇄 명령을 내리고 관련자를 강력히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시설과 함께 대기오염의 또 다른 주범으로 꼽히는 오토바이와 자동차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베트남 자연환경부는 오토바이ㆍ자동차 배출가스를 규제하는 국가 환경 기준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다. 환경부 역시 환경 친화 차량과 서비스의 정도를 표기하는 ‘환경 라벨’ 기준을 만들고 인증 절차를 구체화한다. 이달 초부터 하노이ㆍ호찌민시가 자체적으로 노후 차량 및 오토바이 폐기 처리를 유도하고 있는 흐름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 당국의 뒤늦은 대응은 대기오염 피해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매년 대기오염이 악화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108억~132억달러(12조~14조5,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대기오염이 유발한 폐질환 등 호흡기 장애로 매년 6만여명이 숨지는 상황이다.
하노이는 2019년 9월 대기오염 조사분석 업체 에어비주얼이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질지수(AQI) 측정에서 1위(254)의 불명예를 얻었다. AQI는 초미세먼지와 오존 등 6가지 주요 오염물질의 무게를 측정한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당시 조사에서 호찌민도 5위(159)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대기오염은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이동이 줄면서 다소 호전됐으나 감염병 확산세가 잡힌 하반기부터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달 하노이의 AQI는 최대 214, 평균 150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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