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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고령자 우선접종' 먼저 따져야 할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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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고령자 우선접종' 먼저 따져야 할 세 가지

입력
2021.01.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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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제3구의 한 백신접종센터에서 의료요원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주민들을 등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제3구의 한 백신접종센터에서 의료요원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주민들을 등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고령자에게 우선 맞혀야 할까. 노르웨이와 이스라엘에서 고령자들이 백신 접종 뒤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우선접종대상자 기준을 섬세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령자들을 우선접종 대상으로 하되 기저질환이 심한 경우 제외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아주 고령이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접종대상자로 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①접종 전 의사 판단 있어야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1순위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같은 집단시설 생활자나 종사자들이 꼽힌다. 그러나 1순위 대상자라 해도 접종에 따른 위험이 클 경우, 우선접종대상자에서 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의학적으로 판단되거니 건강 상태가 아주 좋지 않은 환자는 백신 접종으로 얻을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요양병원 입소자 모두에게 의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를 두고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가령 암이 전신에 퍼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는 코로나19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접종 후 열이 나고 설사를 하는 수준의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이 있어도, 이들에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야 괜찮지만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면역반응 자체를 이겨내지 못할 수 있다.


②화이자 모더나는 젊은 사람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사망자가 쏟아진 곳은 노르웨이다. 접종자 4만2,000여명 가운데 33명이 사망했는데, 모두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사망과 백신은 관련없다"고 밝혔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건국대 교수)은 “33명이란 숫자가 학계 예상보다 많은 숫자인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접종 정책을 세울 때 이 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사망자들이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점에서, 고령자에게는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유전자(mRNA) 백신 말고 다른 백신을 맞히는 게 어떠냐는 제안은 그래서 나온다. 홍기종 위원장은 “mRNA 백신은 면역반응을 더 활발히 일으키는데, 이 경우 건강한 사람에게는 백신 효과를 높여주지만, 건강이 나쁜 사람에게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③백신 접종시 보호자 동의 절차 필요

일부에선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서는 고령자보다 젊은이들에게 먼저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접종 최우선순위를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서 건강한 성인으로 바꾸는 것은 접종 목적과 맞지 않는다. 김우주 교수는 “주로 감염되는 연령대가 50대 이상이고, 지금 코로나19 백신들이 무증상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며 “고령자 우선 접종으로 사망자를 줄이고 의료시스템 과부하를 막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결국 고위험군에 대한 우선접종이란 대원칙 아래 세밀한 접종 기준을 마련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먼저 집단시설의 의료진이나 직원들은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무조건 접종해야 한다. 입소자들에 대해서는 의학적 기준으로 접종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보호자들에게 백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도 구해야 한다. 천은미 교수는 “전화나 영상, 우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 접종 전 보호자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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