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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E-N… 5대 키워드로 본 바이든 시대 국제질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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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E-N… 5대 키워드로 본 바이든 시대 국제질서는

입력
2021.01.20 04:30
수정
2021.02.01 21: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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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ㆍ코로나 실패 겪은 美
'글로벌 리더십' 회복할 수 있을까

“미국이 돌아왔다”는 게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선언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 극장에서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미국이 돌아왔다”는 게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선언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 극장에서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미국이 돌아온다. 국제질서를 흔들 올해 최대 사건이다. “다시 세계를 이끌 준비가 됐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둘로 찢긴 나라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할퀴었다. 얼마 전 극우파 의회 난동으로 민주주의 난맥상도 드러났다. 자국의 통합ㆍ치유가 먼저다. 라이벌 중국에는 기회다. 내버려두면 북핵은 자란다. 미국이 돌아올 수 있을까. ‘바이든의 시간’은 길지 않다. 그의 이름 이니셜을 키워드로 새 행정부의 과제를 짚어 봤다.

Bipolar system 양극 체제

상승세의 중국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힘으로 누르려 했다. 자국 내 반중(反中) 정서가 기반이었다. 적으로 규정했고, 체제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한때 중국은 자세를 낮췄다. 때이른 굴기(堀起ㆍ몸을 일으킴)를 후회하는 것 같았다. 반전 계기는 코로나19였다. 미국이 헤매는 동안 중국은 다시 일어섰다.

올해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다. 방역 성공은 체제 우월성 선전을 위한 맞춤 소재다. 미국은 형편이 옹색하다. 난장판이 된 민의의 전당을 세계가 목격했다. 미국의 약점을 잡은 중국은 더 자신만만할 것이다. 리더십 탈환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는 미국과 중국 간 일대일 구도가 아닌 중국 대 다자 구도를 만들어 중국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바이든(왼쪽) 당시 미 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는 미국과 중국 간 일대일 구도가 아닌 중국 대 다자 구도를 만들어 중국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바이든(왼쪽) 당시 미 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Internationalism 국제주의

바이든의 승리 공식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동맹의 복원이다. 관세 부과 같은 일대일 결투로 승부를 내기보다 명분이 같은 우군과 힘을 합쳐 권위주의 독재 정부를 포위해 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고립주의는 이기주의였다. 이익만 추구하면, 힘자랑만 하면 모범이 될 수 없다. 손해를 좀 봐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

‘바이든 미국’은 국제사회를 이끌며 우방과 협력할 것이다. 취임 첫날 이뤄질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 발표는 국제사회 복귀 천명이다. 다만 과거처럼 아예 이익과 리더십을 미국이 맞바꿀 거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는 “실용적 국제주의”라며 “이익 유무를 감안한 선별 개입이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emocracy in crisis 민주주의 위기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다, ‘민주주의 10개국’(D10)이다, 바이든 행정부 구상에서 빠지지 않는 미국의 대외 브랜드가 민주주의지만, 지금 미국의 사정을 보면 면구스러운 구석이 없지 않다. 대선 패배자 트럼프가 얻은 7,422만표는 지금껏 어떤 승자가 확보했던 표보다 많다. 그의 ‘트럼피즘’은 극단적 선민주의(選民主義)다.

사실 분열은 온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다. 그가 당선되던 4년여 전 이미 미국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자라기에 적합한 토양이었다. 얼마나 배타적이었는지 모른다. 세계화 탓에 일자리가 줄었는데 그마저 이민자들이 가져간다고 백인들은 투덜댔다. 민주주의가 뭐든, 선민들은 바이든을 대표로 인정하지 않았다.

15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 철책이 세워져 있다. 미국 사상 초유의 난입 사태가 빚어진 의사당에서는 20일 조 바이든 차기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다. 워싱턴 AP=연합뉴스

15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 철책이 세워져 있다. 미국 사상 초유의 난입 사태가 빚어진 의사당에서는 20일 조 바이든 차기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pidemic control 감염병 유행 통제

코로나19 대유행이 가리키는 방향은 협력보다 분열이다. 세계화가 멈추고 국경은 닫힐 것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각국이 “정부가 보호해야 하는 ‘전략 산업’의 범위를 넓히고 전략 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추세로 만들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쪼개지고 침체하게 될 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더 시급한 현안은 ‘백신 격차’다. “백신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 한 대유행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다. 미국은 WHO에 복귀하고 글로벌 백신 공급 기구인 코백스(COVAX)에 합류할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시사한 대로 각축 중인 미중 간 협력 명분을 코로나19가 만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Nuclear weapons 핵무기

북핵 문제는 바이든 정부 우선순위에서 뒤에 배치되리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더 고조된 북핵 위협 수준 등을 감안하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선택될 가능성은 작지만, 긴급도 및 외교 방식 등으로 미뤄 결과적으로 귀결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CFR)는 올해 최대 돌발 사태 후보로 북한의 핵개발을 꼽았다. 1등급으로 분류된 8개 이슈 중 ‘미국에 미치는 파급력’과 ‘발생 가능성’ 항목에서 모두 ‘높음’ 평가를 받은 건 북핵뿐이었다. 북한 붕괴를 노린 제재 일변도 전략은 한가하다. 강경파가 득세 중인 이란도 오래 기다려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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