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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린스·로션까지…필요한 만큼 덜어 팝니다"

입력
2021.01.23 13:00
수정
2021.01.23 14: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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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늘어난 일회용품

편집자주

지난해 1월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했다. 그 뒤 1년간 3차례 대유행을 겪으면서 전 국민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 와중에 놓쳐버린 것들도 있다. 다섯 차례에 걸쳐 되짚어 본다.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서울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걸어 5분 거리. 여기 '알맹이'만 파는 가게가 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바디로션에서 세제까지. 손님이 가져온 빈 용기에 필요한 만큼 덜어서만 판다. 지난해 6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이다. 알맹상점의 공동 운영자 3명 중 1명으로, 스스로를 '쓰레기 덕후'라 부르는 고금숙 대표를 만나 코로나19시대의 뉴노멀이라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실천법에 대해 물었다.

제로 웨이스트의 첫걸음은 "일회용품을 기본값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이 급증한데 엄청 큰 이유는 없다. 일상에서 바로 곁에 있는 걸 조금 더 자주 가져다 썼을 뿐이다. "행주는 원래 빨아 쓰는 거잖아요. 그런데 언제부터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됐어요. 그런 인식이 있으니까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되면 잘 씻고 소독할 생각은 안 하고 일회용컵부터 내미는 거죠."

일상에서 가장 남용되는 일회용품으론 생수병과 물티슈를 꼽았다. 고 대표는 "생수는 정수기도 있고, 끓여 먹어도 되고, 그렇게 깨끗하게 걸러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충분하기에 사실 꼭 사서 마실 필요가 없는데도 다들 돈도 들이고 쓰레기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국내서 배출되는 페트병은 연간 30만톤(2018년 기준)에 달한다.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로션을 통에 덜어 담고 있다. 이한호 기자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로션을 통에 덜어 담고 있다. 이한호 기자


알맹상점은 리필만 하는 건 아니다. 각종 친환경 제품도 발굴, 판매한다. 물론 이 상품들 모두 알맹상점의 슬로건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에 충실하다. 빨대는 유리·스테인레스다. 천연 수세미 혹은 식물이나 돼지털로 만든 세척솔 같은 생활용품도 인기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화분, 삼베 마스크는 효자 상품이다.

쓰레기 줄이기는 개인의 실천만으론 안 된다. 그에 앞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인프라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고 대표는 "편의점에서 기계를 갖다 놓고 커피를 팔듯, 정수기를 설치해 다회용기에 물을 담아 사갈 수 있도록 하거나 누구나 원하면 보증금을 내고 텀블러를 대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뉴노멀은 '다회용 사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요. 귀찮은데 왜 또 이런 걸, 하면 답이 없다는 거죠. 배달의민족 앱에서 주문할 때 '다회용기'에 체크하면 씻은 그릇에 음식을 담아 배달하면 어떨까요. 생각해보면 중국집들도 원래 다 그렇게 했잖아요. 대기업이 그런 시스템 하나 못 깔겠어요?"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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