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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에 살해된 8세 여아 이웃들 "엄마 옆 딱 붙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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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에 살해된 8세 여아 이웃들 "엄마 옆 딱 붙어 있었는데..."

입력
2021.01.18 16:00
수정
2021.01.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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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여덟 살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친모가 지난 17일 경찰에 구속됐다. 18일 오전 이들 모녀가 거주하던 인천 미추홀구 한 주택에 출입금지라고 적힌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환직 기자

"지난 6개월 동안 집 앞에서 딱 한번 봤어요. 아이가 엄마한테 딱 붙어 있더라고요. 아빠는 본 적이 없어요."

A(44·구속)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딸 B(8)양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주택에서 18일 오전 만난 한 주민은 안타까워했다. 6개월 전 A씨가 살고 있는 집 옆으로 이사왔다는 그는 "당시 연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딸을 죽인 A씨는 지난 15일 집에서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주민들 분노

3층짜리 주택 1층에 있는 A씨 모녀의 집 현관에는 '출입금지'라고 적힌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집 초인종에는 '신생아가 자고…초인종 대신 살짝…' 이라고 적힌 흰색 종이가 붙어 있었다. 베란다에는 수건 등 빨래도 그대로 걸려 있었다. "딸이 죽었다"는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뜯어내 생긴 현관문 손잡이 구멍 안쪽으로는 B양의 낙서자국으로 보이는 가구가 놓여 있었다.

다른 이웃 주민 김모(76)씨는 "아이를 집에 놓고 일을 보러 나가면 직장에서도 하루종일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떼어놓기도 어려운 게 부모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짐승만도 못하다"고 했다. B양이 살던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 미용실, 옷가게 등에서도 이들 모녀를 보거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앞서 경찰은 전날 B양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친모 A씨를 구속했다. 그는 딸의 시신을 일주일간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오후 3시 37분쯤 "딸이 죽었다"고 119에 신고했다. 딸의 시신은 집 안에서 부패된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119 신고 후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지른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전날 퇴원해 경찰에 긴급 체포된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 때문에 딸을 살해했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B양의 친부이자 A씨와 사실혼 관계인 C(46)씨는 지난 15일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15일 경찰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죄책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여덟 살 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숨진 8세 여아 존재, 지자체도 몰라...출생신고 제도 허점

A씨 모녀는 문학동 주택에 전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출생신고도 안 돼 관할 기초자치단체는 이들 모녀가 언제부터 이곳에서 살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미추홀구와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A씨와 C씨는 2013년 B양을 낳았으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A씨가 전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아 출생신고를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혼부 자녀로 출생신고를 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 경우 친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사유를 소명하는 자료 등을 제출해야 해 기피한 것으로 추정됐다.

A씨 모녀는 C씨 명의의 문학동 주택에서 C씨와 함께 살다가 6개월 전 A씨와 C씨가 헤어지면서 둘 만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추홀구와 문학동 행정복지센터는 A씨가 전입 신고를 하지 않아 A씨가 언제부터 해당 주택에 거주했는지, A씨에게 자녀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A씨는 미추홀구에 등록된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민번호 등 자세한 신상정보가 파악되는 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생신고조차 안 된 B양은 행정당국은 물론 교육당국도 그 존재를 몰라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보육시설이나, 학교도 가지 못한 채 방치됐다. B양은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할 나이지만 출생신고가 안 돼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취학 통지서도 받지 못했다.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자녀가 태어나면 신고 의무자인 부모가 1개월 이내에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5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행정당국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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