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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베아'의 기업이 손 내민 이유 "한국은 피부관리의 실리콘밸리"

입력
2021.01.18 09:00
수정
2021.01.18 15: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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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골리앗과 손 잡는 다윗이 돼라
야첵 브로즈다 바이어스도르프 벤처 신사업부서장
“오픈 이노베이션이 향후 성공의 핵심 요소”
"한국 허브 삼아 중국에서도 스타트업 발굴 계획"

화장품 브랜드 '니베아'로 유명한 독일 바이어스도르프는 전 세계 신생기업(스타트업)과 손잡고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특히 한국에서 운영하는 '니베아 액셀러레이터(NX)'는 라이클, 아이오앤코, 굿즈컴퍼니 등 국내 스타트업들과 함께 국산 발효차(茶)를 이용한 화장품 ‘차울’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세계에 선보였다.

외부 기업과 화장품 브랜드를 개발한 것은 바이어스도르프 120년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이 업체는 스타트업과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미래를 걸고 있다. NX를 운영하는 독일 바이어스도르프의 야첵 브로즈다(사진) 벤처 신사업 부서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봤다.

-바이어스도르프에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우리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성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소재와 제품 개발 등 전 분야에 걸쳐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독일 본사가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는 대외비일 정도로 중요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이와 별개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용 관련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서울에서 따로 NX를 운영한다. 미용 관련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는 세계 최초다."

-NX를 서울에 만든 이유는.

"우리는 한국을 ‘스킨케어(피부관리)의 실리콘밸리’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K뷰티로 대표되는 한국의 미용 스타트업이 세계 피부관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과의 협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 다만 한국 스타트업들은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약하다. 장기 관점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수립해 한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뒤 해외로 나가야 한다. 해외 진출은 먼저 명확한 목표 지역을 설정하고 여기 맞는 시장 진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NX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에 이런 것들을 지원한다."

독일 바이어스도르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서울 홍대 근처에 니베아 액셀러레이터 를 운영한다. 바이어스도르프 제공

독일 바이어스도르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서울 홍대 근처에 니베아 액셀러레이터 를 운영한다. 바이어스도르프 제공

-NX는 어떻게 운영하나.

"NX는 바이어스도르프의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미용 관련 스타트업 발굴을 목표로 한다. 8명의 직원이 매년 5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1년 단위로 육성한다. 2019년에 이어 지난해 2기 스타트업들을 선발했다."

-NX의 성과는 어떤가.

"1기 스타트업들은 전년 대비 평균 13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기 스타트업들은 바이어스도르프와 함께 10개월에 걸쳐 발효차를 이용한 고급 화장품 브랜드 '차울'을 개발했다. 우리는 차울의 마케팅과 유통도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어스도르프의 오픈 이노베이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는 스타트업에 맞춰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NX는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없고 각 스타트업 특징에 따라 맞춤 지원 형태로 운영한다. 연구 개발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게 독일 본사 연구개발 센터에 다리를 놓아주고 해외 마케팅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게 150개국 지사를 연결해 준다."

-바이어스도르프가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가장 중요한 점은 양이 아닌 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NX는 소수 스타트업을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 이를 위해 바이어스도르프의 최고 임원으로 구성된 국제 심사위원단이 NX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뽑는다. 이렇게 선발한 스타트업들과 투자를 포함해 장기적 제휴를 맺는 것이 목표다. NX 1기에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 라이클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올해 바이어스도르프의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계획은.

"NX 3기 스타트업을 뽑을 예정이다. 또 한국을 허브로 삼아 중국에서도 스타트업 발굴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까지 NX를 아시아의 선도적 미용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만들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많지만 위기는 동시에 기회다. 빠르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스타트업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등을 지속할 방침이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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