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국금지 수사, 법무부 '윗선' 조준... "지시자, 100% 직권남용"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김학의 출국금지 수사, 법무부 '윗선' 조준... "지시자, 100% 직권남용"

입력
2021.01.15 04:30
수정
2021.01.15 07:20
0 0

공익제보자가 말하는 김학의 출금 과정 진실
靑 언급 뒤 "박상기 장관, 金 출국 조회 지시"
법무부 정보는 대검 진상조사단으로 전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5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학의(65) 전 법무부 차관을 법무부가 2년여 전 긴급 출국금지(출금)하는 과정이 위법했다는 의혹 수사를 맡게 된 수원지검이 검사 5명으로 구성된 별도 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특히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무단 출국 기록 조회, 불법 소지가 있는 출금 요청을 지시한 ‘윗선’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기로 했다.

이 같은 행위를 법무부 또는 검찰의 고위 간부들이 지시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이들에겐 ‘직권남용죄가 100% 성립 가능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김 전 차관 출국 저지 과정에 법무부와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어, 법무부 전ㆍ현직 고위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학의 출국 확인에 법무부 수뇌부 개입 의혹

14일 한국일보가 확인한 김 전 차관 출금 관련 공익신고서에는 “법무부 출입국 담당 공무원들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의 지시에 따라 (민간인인) 김 전 차관을 사찰했다”고 기재돼 있다. 법무부 공무원들이 2019년 3월 19일~22일 법무부와 인천공항 전산망 등을 통해 김 전 차관의 △성명 △생년월일 △실시간 출국여부 등 개인정보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다만 박 장관, 차 본부장 등이 어떤 식으로 지시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사실 관계를 적시했다기보단, 상식적으로 봐도 당연히 ‘윗선 지시’에 따른 행위였다는 추정을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김 전 차관과 관련해 수집된 해당 정보들은 법무부에 보고된 후 그를 둘러싼 의혹을 살펴보던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도 전달됐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23일, 진상조사단 파견 근무 중이던 이규원(43) 검사가 긴급 출금을 요청했고, 법무부는 위법투성이였던 이 요청을 승인해 줬다는 게 공익제보자의 지적이다.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우선, 초기에는 법무부 출입국심사과와 인천공항 출입국ㆍ외국인청 직원들을 상대로 공익신고서 기재 내용의 사실관계부터 확인할 방침이다. ‘허위 사건 번호’로 긴급 출금 요청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 검사에 대해선 허위공문서작성ㆍ행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2019년 3월 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 과정. 그래픽=강준구 기자


"공익제보 사실이면 직권남용 혐의 성립"

공익신고의 주요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 검사 개인 비위를 뛰어넘어 이 사건이 법무부 전ㆍ현직 고위 관계자들의 위법 행위 여부를 파헤치는 쪽으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당시 사정을 소상히 아는 검찰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차관 출국 사실을 파악하려고 법무부 직원 다수를 동원했던 셈”이라며 “당시 김 전 차관은 민간인이었으므로, 이런 지시를 한 사람은 100% 직권남용죄”라고 설명했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을 때 적용된다. 법무부 직원들에게 김 전 차관 출국 정보를 불법 수집하게 한 뒤, 이를 활용했다면, 이를 지시한 상급자는 직권남용죄로 처벌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 김 전 차관 출국기록을 조회한 직원들을 상대로 '봐주기 감찰'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감찰담당관실은 김 전 차관에게 사전에 출금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은 공익법무관 2명만 경고 조치했을 뿐, 다른 직원 5명이 김 전 차관의 출국 기록을 실시간 조회한 행위에 대해선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일각에선 청와대로 화살이 향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전 차관 출금 5일 전인 2019년 3월 18일, “김 전 차관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직접 지시한 게 이 사건 발단이 된 탓이다. 출금을 요청한 이 검사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었던 이광철 현 민정비서관과 사법연수원 동기(36기)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수원지검은 이날 부장검사 2명과 검사 3명으로 별도 수사팀을 구성,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기록 검토에 착수했다. 검찰은 공익신고서에 박 전 장관 등 법무부ㆍ검찰 관계자 10명이 기재돼 있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지휘는 송강(47·29기) 2차장검사가 맡기로 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