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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중형 확정… 문 대통령 사면 입장 밝혀야

입력
2021.01.1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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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징역 20년을 확정한 대법원 앞에서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배우한 기자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징역 20년을 확정한 대법원 앞에서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배우한 기자

국정 농단으로 재판을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14일 대법원에서 원심대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추징금 35억원을 선고받았다.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 4년여만에 사법적 판단이 완료된 것으로 최서원(최순실)씨와 공모해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가 유죄로 최종 인정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의 형 확정으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기결수로 동시 수감되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23년 만에 반복됐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의 비극을 마무리지어야 할 때다.

청와대는 확정 판결 후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초부터 ‘사면 건의’로 포문을 열었고 여권 내 논쟁까지 벌어졌던 터라 문 대통령이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날도 유승민 전 의원이 “여권과 지지자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며 논란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종식과 격차 해소 등 민생 현안을 밀치고 사면과 관련한 분열이 커지지 않도록 문 대통령이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사면과 별개로 박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었던 사람으로서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의 뜻을 밝혀야 한다. 그는 줄곧 재판 출석을 거부했고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 주장처럼 “1원도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았다”고 억울해한다면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재상고심까지 5차례의 사법부 판단을 모두 부정하는 일이다. 최씨를 비선으로 두어 국정 개입과 뇌물 수수를 가능케 한 데 대해, 그렇게 주권자를 배신한 데 대해 사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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