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vs개미 대혈투에 증시는 '빅뱅'...개미 한달 치 화력 하루에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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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vs개미 대혈투에 증시는 '빅뱅'...개미 한달 치 화력 하루에 몰빵

입력
2021.01.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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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사상 최대 3.7조 매도에 개미는 4.4조 매수 응수
오전 3%이상 급등하다 오후 2%가까이 급락
하루 변동폭만 170P 달해...삼성전자 등 대형주는 급등

코스피가 11일 널뛰기 장세 끝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3포인트(0.12%) 내린 3,148.45에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16포인트(1.13%) 내린 976.63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버팁시다, 버텨요!"

11일 오후 1시 30분쯤. 오전만 해도 장중 3% 이상 급등하던 코스피가 기관의 역대급 '팔자'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하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서로를 독려했다. 과거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짓눌려 모래알처럼 무너지기 일쑤였던 개미들은 이날 하루 동안 지난 한 달 치 매수 규모보다 큰 4조4,8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해 증시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하루 변동 170p... 롤러코스터 탄 코스피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2% 내린 3,148.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1조원이 넘는 개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하더니, 개장 40여 분 만에 3.6%나 급등하며 사상 첫 3,260선까지 뚫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4위 현대차가 각각 9%, 17%씩 폭등하며 지수 전체를 끌어올렸다. 이 밖의 대형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이날도 '불장'을 예고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코스피는 점차 상승폭을 반납하더니 결국 하락 반전했다.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1.77% 내린 3,096.19까지 떨어지며 3,100선까지 내주기도 했다. 이렇게 장 막판까지 1% 이내 등락을 거듭하며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하루 장중 변동 폭만 무려 170포인트에 달한다. 온종일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에 투자자들은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개미군단, 기관 사상최대 순매도에 '맞불'

이날 개인과 기관은 사상 최대 '힘겨루기'를 펼쳤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4,800억원을 쓸어 모았다. 이 돈이 얼마나 큰 돈일까. 개인의 직전 최대 순매수 기록은 지난해 11월 30일 2조2,000억원이다. 이 돈의 두 배가 넘는 규모가 이날 하루 만에 들어온 것이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개인들이 순매수한 금액(3조6,500억원)보다도 8,000억원 이상 더 많은 액수다.

개인은 전체 순매수액의 40% 가까운 비중(1조7,000억원)을 삼성전자에 쏟았다. 삼성전자는 덕분에 2.48% 오른 9만1,000원에 마감하며 '9만전자'에 안착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거래대금만 8조원을 넘기며 개별 종목 기준 역대 1위 기록도 썼다. 현대차도 8.74% 오른 2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2012년 4월 26만8,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기관은 장 초반부터 매도세를 확대하더니 무려 3조7,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다. 이 역시 기관이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다. 새해 들어 6거래일간 기관이 순매도한 누적 금액만 7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이 6조2,000억원을 사들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기관의 대규모 매도는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로 인한 기계적인 매매로 봐야 하는 측면이 크다. 이날 기관 중 2조210억원을 순매도한 금융투자(증권사)는 고객 돈이 아닌 증권사 자기자본 등 고유자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주로 낮은 가격의 선물을 사서 만기가 되면 높은 가격의 현물로 팔아치우는 차익 거래로 수익을 낸다.

이날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은 이른바 '가격 역전(백워데이션)' 현상이 일어났고,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순매도를 펼쳤다는 얘기다.

최근 증시에서 펀드 등 간접상품들의 영향력이 축소된 것도 기관들의 순매도 행렬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개인들이 직접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자산운용사 등이 굴리던 펀드를 깨 대거 자금을 찾아갔기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규모는 최근 1년 사이 30% 이상 쪼그라들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자기자본 매매로 인한 청산 물량을 비롯해, 코스피가 3,000에 올라선 이후 다양한 간접상품들에서 환매요청이 잇따랐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을 딱히 비관해서 던진 매도물량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과열 경계 타이밍 왔다" 속도조절해야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던 코스피 상승 분위기에 제동이 걸린 만큼, 투자자들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미국의 장기금리(10년물 국채금리)가 1.1%를 웃도는 등 미국 기준 금리 상승 가능성으로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경계론에 힘을 싣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보다 7.5원 급등한 1,097.3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달러 강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급등세가 소수 대형주 종목에 집중돼 있어 상승 피로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 과열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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