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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 명인(名人)의 제전'…다크호스는 심재익ㆍ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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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 명인(名人)의 제전'…다크호스는 심재익ㆍ최정

입력
2021.01.11 15:14
수정
2021.01.11 15: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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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호(왼쪽) 3단과 류수항 6단이 11일 한국기원에서 제44기 SG배 명인전 예선 1회전 대국에 임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정두호(왼쪽) 3단과 류수항 6단이 11일 한국기원에서 제44기 SG배 명인전 예선 1회전 대국에 임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5년 만에 돌아온 제44기 SG배 명인전이 11일 한국기원에서 개막했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69명이 자웅을 가리는 이번 대회는 상위 랭커 10명 중 군 복무 중인 이지현 9단(9위)을 제외하고 모두 출사표를 던져 국내 최대 기전의 부활에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 1회전에선 20경기가 펼쳐져 20명의 2회전 진출자가 가려졌다. 그 중 눈여겨볼 선수는 윤지희 3단을 백불계승으로 꺾은 심재익 4단이다. 2017년 입단 후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지 못하던 심재익은 지난해 8월 삼성화재배 예선 탈락 이후 심기일전해 신진서의 대항마로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심재익의 전적은 22연승을 포함해 40승 3패, 무려 93%의 승률이다. 1월 랭킹에서도 106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얻으며 17계단 끌어올려 개인 최고인 15위로 올라섰다. 이번 명인전에서도 바둑인들은 그의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다.

한편 여자랭킹 2위 오유진 7단도 김노경 초단을 흑불계승으로 제압했고, 정두호 3단은 류수항 6단을 꺾고 2회전에 합류했다.

'반상의 제전'의 묘미는 시드 배정을 받은 우승후보들이 출격하는 본선부터 본격화한다. 13개월 연속 국내 바둑랭킹 1위를 지키는 신진서는 적수가 없는 1인자다. 지난해 76승 10패로 연간 승률 88.37%를 기록한 그는 1988년 이창호 9단이 세운 종전 최고 승률 88.24%(75승 10패)를 32년 만에 갈아치웠다. 새해 첫 국제대회인 응씨배에서도 준결승에 올라 첫 우승에 도전 중인 신진서는 내친 김에 명인전까지 겨냥하고 있다. 랭킹 2위 박정환도 첫 명인 타이틀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신진서와 박정환 모두 2016년 제43기대회에서 이세돌 9단(은퇴)에 가로막혀 명인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당시 처음 본선에 오른 신진서는 16강에서, 박정환은 결승에서 이세돌의 벽을 넘지 못했다.

5년 만에 부활한 제44기 SG배 명인전 첫 날 대국. 서재훈 기자

5년 만에 부활한 제44기 SG배 명인전 첫 날 대국. 서재훈 기자


여자 기사 중에선 랭킹 1위 최정 9단이 사상 첫 '여성 명인'에 등극할지도 관심사다. 최정은 39기 대회에서 조한승(당시 랭킹 10위)를 꺾고 여자 기사 최초로 본선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신진서ㆍ박정환 9단은 랭킹시드로, 이창호ㆍ최정은 후원사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한다.

명인전 최다 우승자인 이창호(13회) 외에 역대 명인 중에선 박영훈(3회)ㆍ최철한(1회) 9단이 참가해 12일 예선전을 치른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바둑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명인전의 부활에 바둑팬과 기사들이 열광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지금까지 8명뿐인 명인이란 타이틀에 대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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