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억류 선박은 법적 처리"… 자금 동결 해제 거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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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억류 선박은 법적 처리"… 자금 동결 해제 거듭 요구

입력
2021.01.11 07:53
수정
2021.01.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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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자금 동결은 한국의 정치적 의지 부족"
한국 선박 석방 요청에 "환경오염 탓" 선긋기
정부 대표단 11일 이란중앙은행 총재와 협상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란으로 가기 위해 출국 수속을 마친 뒤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 석방과 한국 내 이란 외환자산 동결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우리 정부 대표단이 이란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이란 국영통신 IRNA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이란은 양국 간 신뢰 회복 의지를 공유하면서도 현안에 대해선 입장차를 보였다.

IRNA에 따르면 이란은 한국에 이란의 외환자금이 묶여 있는 것은 미국의 부당한 제재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국 측 책임을 주장했다. 아락치 차관은 “미국의 지나친 요구에 굴복하는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양국 관계 발전이 의미 있을 것”라며 “양국 간 최우선 과제(동결 자금 해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최 차관도 “이란이 한국 내 동결 자산에 대한 접근하도록 하는 문제는 한국 정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면서 “한국은 최종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번 방문 자체가 한국이 이란과의 신뢰 회복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박 억류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으나 이란은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이란은 선박 석방 문제를 도와달라는 한국 측 유청에 “페르시아만과 이란 해역에서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은 전적으로 기술적 문제와 환경 오염 문제”라고 못박으며 “이란 사법부가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내 이란 자금 동결 문제와 선박 억류 문제를 별개 사안으로 취급하며 또 다시 선을 그은 것이다.

한국의 은행 두 곳(우리은행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에는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예치돼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5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이 계좌의 운용도 중단됐다. 이란은 이 자금으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구입을 요청하고 있다. 이란 언론들에 따르면 우리 정부 대표단은 11일 이란중앙은행 총재를 만나 동결 자금 해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이란에는 한국 국적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 케미’ 호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나포돼 억류돼 있다. 한국인 5명, 미얀마인 11명, 베트남인 2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모두 20명이 탑승해 있으며,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선원 일부를 면담해 안전과 건강을 확인했다.

한편, 한국과 이란 간 갈등을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정권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선박 나포는 한국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이란 자산 동결을 해제하도록 강요하는 경제적인 결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두 문제가 별개 사안이라는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반대되는 증언인 셈이다. FT는 이란이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은 한 달 전 한국이 이란의 코로나19 백신 대금 180만 유로를 송금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 이후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그들(한국)은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제 그들은 우리와 유조선에 대해 협상을 해야 한다. 그들에게 ‘우리 자금이 어디에 있냐’고 물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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